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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기대감만 컸었나···휴지조각 될 MOU들

부동산 부동산일반 '시계제로' 네옴시티

기대감만 컸었나···휴지조각 될 MOU들

등록 2024.05.03 10:58

수정 2024.05.27 17:03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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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시티 더라인 규모 축소에 국내 건설사들 여파PIE 현금 보유력 500억 달러→150억 달러로 급감수십조 달하는 MOU들 본계약 체결 물거품 위기

알 나스르 네옴 CEO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네옴 로드쇼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네옴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알 나스르 네옴 CEO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네옴 로드쇼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네옴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미래형 신도시 '네옴시티'의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상당히 축소될 수 있다는 외신들의 보도가 나오면서 국내 건설업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가 서부 홍해 인근에 건설되는 네옴시티의 핵심사업 '더 라인' 신도시 계획이 크게 축소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당초 사우디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서쪽 사막에 폭 200m·높이 500m·길이 170㎞의 거대 유리 벽 도시를 만들어 인구 150만명을 거주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현재 개발 속도로 보면 네옴시티 더 라인은 길이 2.4㎞에 수용 인구는 30만명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휘청이는 건 사업비의 절반 이상을 대고 있는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올해 네옴 사업 예산을 승인하지 않고 있어서다. PIF도 최근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 자리는 유지하고 있지만 2022년만 해도 500억달러(약 69조원)에 이르던 현금 보유액이 지난해 9월엔 150억달러(약 21조원)로 줄어들었다.

네옴시티 축소는 국내 건설업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22~2023년에 국내 기업·기관은 수십조원 달하는 네옴 프로젝트 MOU(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정부와 건설업계는 네옴시티에서 대규모 수주를 기대했으나, 삼성물산·현대건설이 공동으로 수주한 터널공사 이후로 대형 추가 수주를 거두지 못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말이 많았던 사업이었다"면서 "더라인 사업 현실화 가능성은 물론 그 큰 규모의 액수를 투자한다는 것에 대한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리스크가 가시화 된 것은 없지만 자금난 등의 문제가 빠른 시일 내 해결되지 않을 경우 그 여파가 국내 건설사들에게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예상 투자금액이 세 배 넘게 늘어난 만큼 투자처도 더 많이 필요하다"면서 "사우디 정부가 중국 등을 다니면서 투자자 모으기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마땅한 곳을 찾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최근 들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격화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숨통을 서서히 옥죄고 있다. 중동 불안이 커질 경우 건설 수주가 줄어들고,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자재값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동에 진출해 있는 국내 건설사는 현대건설, 삼성중공업 등 모두 87곳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네옴 프로젝트 과정에서 체결된 MOU 대부분이 본계약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국내 건설사가 실제 일감을 확보한 금액은 1조5000원 수준에 그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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