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산업 관련 제품에 대한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가 2~4배 상향되는 셈이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피해에 대응하고자 무역법 301조에 의거해 무역대표부(USTR)에 이 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무역법 301조에 따라 대중(對中)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세 인상 대상은 중국산 수입품 180억달러(약 24조651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먼저 미국 정부는 올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100%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붙는 최종 관세는 기존 27.5%(최혜국 관세 2.5%에 25% 추가)에서 102.5%(최혜국 관세 2.5%에 100% 추가)로 오른다.
백악관 측은 "과잉 생산 리스크로 이어지는 광범위한 보조금과 비(非)시장적 관행 속에서 중국의 전기차 수출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70% 증가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다른 곳에서의 생산적 투자를 위협하고 있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또 백악관은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 7.5%→25% ▲리튬이온 비(非)전기차 배터리 7.5%→25% ▲배터리 부품 7.5%→25% 등 관세를 올린다.
현재 0%인 천연 흑연과 영구 자석에도 2026년엔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아울러 연내 특정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를 현행 0~7.5%에서 25%까지 인상키로 했다.
중국산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는 해당 품목에 대한 관세를 2025년까지 50%(현 25%)로 끌어올린다.
백악관은 "레거시(범용) 반도체 부문 관련 중국의 정책이 시장점유율 확대와 생산 능력 확장으로 이어지면서 시장이 주도하는 기업의 투자가 위축될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태양 전지를 놓고는 올해 중 모듈 조립 여부와 무관하게 관세를 25%에서 50%로 일괄 인상할 것임을 예고했다.
미국 정부의 갑작스런 행보는 중국의 정책 주도형 과잉생산으로부터 해당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무역법 301조는 대통령에게 미국의 무역과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불공정 무역행위에 조치를 취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백악관 측은 "우리는 동맹을 훼손하거나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무차별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보다 중국의 불공정 관행 우려를 해결하고자 전 세계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중국 정부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은 단호히 반대하며 엄정한 교섭을 제기한다"며 "잘못을 시정하고 중국에 부과한 추가 관세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상응하는 조치로 미국에 맞대응한다면 양국의 통상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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