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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그래도 하반기에는"···엔비디아 납품 가능성 촉각

산업 전기·전자 삼성 반도체 재도약

"그래도 하반기에는"···엔비디아 납품 가능성 촉각

등록 2024.06.13 07:36

차재서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불화설' 일축하자삼성전자 HBM 품질 테스트 통과 기대감↑ 증권가도 "2Q '8단 제품' 매출 인식 가능"

업계 최초 36GB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업계 최초 36GB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하반기를 앞두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주변을 감싼 미묘한 기대감은 아직 성사되지 않은 '대형 이벤트'에 기인한다. 바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큰 손 엔비디아로의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시나리오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측과 HBM 관련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HBM 8단·12단 제품 퀄테스트(품질검증)가 진행 중인 가운데, DS(디바이스솔루션) 담당 임원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경과를 모니터링하면서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수요에 발맞춰 지난 4월 'HBM3E 8단' 제품 양산을 시작했고 상반기 중 '12단 제품' 대량생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엔비디아가 두 제품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외부에선 삼성전자가 수개월 내 원하는 결과를 받아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글로벌 AI 칩 시장 80%를 점유한 엔비디아와 거래를 트지 않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당초 기대보다 시기가 늦춰지면서 테스트 실패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이는 엔비디아의 반박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최근 공식석상에서 "테스트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 뿐, 통과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며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마이크론과 마찬가지로 엔비디아와 협력할 것임을 직접 예고하면서다.

시장의 전망도 다르지 않다. AI 트렌드와 맞물려 HBM 수요가 꾸준히 커지는 만큼 양측의 협력이 성사될 것이란 인식이 짙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HBM 수요가 약 200% 성장하고 내년엔 2배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와 맞물려 전체 D램 매출에서의 HBM 비중도 ▲2023년 8% ▲2024년 21% ▲2025년 30%로 확대될 것이란 전언이다.

이 가운데 엔비디아로서는 특정 기업에 선을 그을 필요가 없다. AI 칩 필수 부품인 HBM의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게 자신들의 지배력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엔비디아가 새 제품을 시키려면 가능한 많은 수량의 HBM을 확보해야 한다. 이번에 공개한 차세대 AI 칩 루빈을 봐도 기본 제품엔 6세대 HBM 8개가, 고성능 버전엔 12개가 각각 탑재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존엔 4~8개가 쓰였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제품을 공급한다고는 하나, 전적으로 이들에 기대긴 어려운 실정이다. 두 회사의 생산 능력으로 급격하게 늘어나는 수요를 충당하긴 턱없이 부족해서다. 현재 마이크론의 HBM 생산능력은 SK하이닉스의 15%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덧붙여 가격 측면에서도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게 엔비디아엔 유리하다. 지금은 사실상 SK하이닉스가 협상을 주도하고 있지만, 거래 기업이 늘면 그 구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 HBM의 수요는 전년보다 97% 증가한 22억3000만GB로 추정한다"면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같은 해 출하량이 12억5000만GB로 예상돼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만큼 삼성전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젠슨 황 CEO가 삼성 HBM에 대해 추가적인 최적화 과정이 요구된다는 취지로 언급한 만큼 아직 실패를 단정짓기 어렵다"며 "경쟁사보다 반박자 늦은 부분은 아쉽지만 '2분기 내 8단 매출액 인식', '12단 양산 돌입'이란 기존 가이던스는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삼성전자 안팎에선 엔비디아와의 계약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지닌 상징성을 감안했을 때 기술력과 품질을 입증하고 선두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삼성전자로서도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퀄테스트라는 게 기한을 따로 정해 놓고 진행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외부의 전망보다 늦어졌다는 데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면서 "계획한대로 수율과 품질을 높이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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