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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SK이노-E&S 합병?···SK온 살릴 '최고 시나리오' vs '고육지책'

산업 에너지·화학

SK이노-E&S 합병?···SK온 살릴 '최고 시나리오' vs '고육지책'

등록 2024.06.20 17:13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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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에너지 전문 기업 만들어 시너지 높이고 추가 M&A로 SK온 기업 가치 띄워 IPO 직행?'지분 가치 희석 우려' 소액 주주 반발은 과제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SK그룹이 양대 에너지 계열사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위축)에 보릿고개를 넘는 SK온을 살리려는 포석으로 읽히는데, 시장에선 그 효과와 함께 실현 가능성을 놓고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일 SK E&S와의 합병설에 대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통합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이날 한 매체는 SK가 두 기업을 합쳐 초대형 에너지 전문 기업을 만든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회사 측이 완강히 선을 긋지 않은 것은 그룹 차원에서도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간 SK 안팎에선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 매각 등을 비롯한 여러 시나리오가 돌았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SK㈜가 각각 지분 36.2%와 90%를 보유한 중간지주사다. 그룹 수뇌부에서 이들을 합치기로 가닥을 잡을 경우 산출된 합병 비율에 따라 주식을 주고받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거래 후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화석연료부터 천연가스, 신재생에너지를 아우르는 자산 100조원대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 하게 된다.

이처럼 SK가 '깜짝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배터리 전문 계열사 SK온과 무관치 않다고 외부에선 진단하고 있다. 투자자에게 공언한 상장 시점(2026년말)이 임박했지만 기업가치가 목표치에 부합하지 않으면서 약속을 이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활로를 모색하는 것처럼 비쳐서다.

SK온은 올 1분기에도 4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출범 이래 열 개 분기 연속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이 영위하는 배터리 제조업은 국가의 보호를 받으면서도 기술특례상장 대상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통상적인 루트를 거치지 않고서는 증시에 이름을 올리기 어렵다.

따라서 SK로서는 에너지 계열사를 합병한 뒤 E&S가 거느린 발전과 LNG(액화천연가스) 판매 자회사를 SK온에 붙여 기업 가치를 띄우는 방안이 상장의 지름길일 수 있다.

일례로 E&S의 종속기업 파주에너지서비스는 지난해 매출 1조9555억원에 당기순이익 3060억원을, 나래에너지서비스는 매출 1조286억원에 순이익 1452억원을 냈다. 이들 두 회사와 한 살림을 차리면 SK온은 단숨에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시설투자 금액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이 증시에서 저평가 받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합병 시 지분 가치 희석을 우려하는 소액주주의 반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이날 주당 12만1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합병설을 타고 전 거래일보다 15% 이상 뛰었지만, 한 때 30만원을 육박하던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다.

시장 반응도 뒤숭숭하다. SK이노베이션이 고공행진하는 동안 SK㈜ 주가는 3.95% 뒷걸음질 쳤다. 계열사 지원을 위해 대규모 출혈이 불가피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가 얻는 배당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부정적 요인이 부각된 탓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SK의 개막을 앞둔 경영전략회의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은 오는 28일 지주와 계열사 경영진을 모아 사업 전략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반도체·바이오·배터리의 재도약 방안과 함께 SK이노베이션과 E&S의 합병안도 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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