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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첫째도 둘째도 AI" 삼성·SK·LG, 3社 3色 전략 뜯어보니

산업 재계

"첫째도 둘째도 AI" 삼성·SK·LG, 3社 3色 전략 뜯어보니

등록 2024.06.24 14:28

수정 2024.06.24 15:00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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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구광모, 연달아 미국 출장 나서'반도체 전설'과 회동한 구광모, AI 반도체 논의이재용·최태원, 'AI 칩' 제조 역량 확대 위해 회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시작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까지 미국 출장에 나섰다. 글로벌 산업의 흐름이 인공지능(AI)을 빼놓고는 논할 수 없는 만큼 AI 본고장인 미국을 찾아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네트워크를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첫째도 둘째도 AI" 삼성·SK·LG, 3社 3色 전략 뜯어보니 기사의 사진

구광모, '애플 신화' 빚은 짐 켈러와 회동


24일 LG그룹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북미 출장을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 2021년을 제외하고는 취임 이듬해인 2019년부터 해마다 북미 시장을 찾은 그는 올해는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미래 준비 현황을 살폈다.

구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반도체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와 만나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산업 영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짐 켈러 CEO는 애플 아이폰에 쓰이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A 시리즈'와 AMD의 PC용 CPU(중앙처리장치) '라이젠' 등 고성능 반도체 설계를 주도한 인물로 2016년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텐스토렌트를 설립했다.

LG전자는 30년 전 CTO(최고기술책임자) 산하에 시스템 반도체 설계 조직을 세우는 등 반도체를 제조하지 않는 설계 전문 기업 팹리스(Fabless)를 표방한다. 10년 전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전용 칩을 만들어 최초로 AI TV 시대를 열었고 올해는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칩인 'DQ-C'를 선보였다. DQ-C 칩을 적용한 제품은 연말까지 8가지 제품군 46개 모델(국내 기준)로 확대할 계획이다.

텐스토렌트와는 지난해부터 AI 칩 개발을 위해 본격적인 협력에 나섰다. 텐스토렌트는 지난해 5월 LG전자와 TV, 자동차 제품, 데이터 센터 구동 칩을 함께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LG전자가 AI와 고성능 컴퓨팅 구동에 필요한 반도체 아키텍처(설계도)인 '리스크파이브(RISC-V)' 기술을 제공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켈러 CEO는 "이번 협력을 통해 미래 칩 솔루션을 위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제품 차별화에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메모리' 1위 굳히기···엔비디아·TSMC 만나러 떠난 최태원


최태원 회장은 지난 22일 AI 및 반도체 시장을 점검하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약 2개월여 만에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출장에서 최 회장은 SK그룹의 'AI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할 전망이다.

특히 엔비디아와 TSMC 등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를 찾아 AI 반도체와 관련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할 예정이다. 그는 올해 4월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한 이후 6월에는 대만 TSMC 본사를 찾아 AI·반도체 분야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 중이며 6세대 HBM4부터는 TSMC의 로직(Logic) 선단 공정을 활용해 맞춤형 HBM을 생산할 계획이다. 그동안 HBM3E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HBM 패키지 내 최하단에 있는 베이스 다이를 자체 개발했으나 연산 처리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TSMC와 동맹에 나선 것이다.

이재용, 글로벌 CEO와 연쇄 회동···메타, 파운드리 고객사 기대감 ↑



이달 13일, 약 보름 동안의 미국 출장을 끝내고 귀국한 이재용 회장도 AI 사업을 모색했다. 버라이즌을 비롯해 메타·아마존·퀄컴 등 빅테크 CEO와 연쇄 회동을 한 그는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회동을 통해 삼성전자와 메타가 전략적 협업 체계를 구축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메타는 훈련 및 추론 가속기(MTIA)라는 이름의 맞춤형 AI 칩을 출시하고 있는데 이를 파운드리(위탁생산)할 기업으로 삼성전자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메타의 AI 칩은 1세대에 이어 2세대까지 TSMC의 7나노와 5나노 기술로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 2월 한국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하면서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팹리스 기업이 과도하게 TSMC에 의존한다는 우려가 나오자 삼성전자가 TSMC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뜻인 셈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다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이를 통한 빅테크들과의 포괄적인 협력 노력을 바탕으로 지난주부터 사업부별 글로벌 전략회의에 나섰다. 모바일경험(MX), 생활가전(DA), 영상디스플레이(VD) 등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회의를 마쳤고 25일에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임원들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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