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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R&D 기업으로 탈바꿈···제약사, 질적 성장 노린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R&D 기업으로 탈바꿈···제약사, 질적 성장 노린다

등록 2024.07.17 17:06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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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약품 '신약' 매출 비중 늘어날 듯···R&D 투자 지속 중외 '오리지널 혁신신약' 늘려, '동물대체' 선제적 대응도일동제약·HK이노엔 각광 받는 'GLP-1' 시장 뛰어들어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복제약(제네릭 의약품) 매출에 의존하던 중견제약사들이 신약 연구개발(R&D) 기업으로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타 제약사 의약품을 도입해 판매하는 '상품'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제품 매출 중에서는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플러스'(1분기 기준 매출 비중 2.5%), 죽상동맥경화성 증상 개선 치료제 '필그렐정'(1.3%), 위암·직장암 치료제 '론서프정'(1.3%) 등 제네릭 제품들이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어 불안정한 수익구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신약 매출이 추가되며 매출 비중에도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 4월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37호 국산 신약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를 배출했다. 자큐보는 국내 세 번째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 신약으로, 급여 등재를 거쳐 올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먼저 출시된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등과 3파전을 벌여야 하지만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제일약품에게도 매출 성장 기회가 충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BCC 리서치는 세계 P-CAB 시장이 연평균 25% 이상 성장해 2030년 1조876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자큐보를 통해 창사 이래 첫 신약 해외 기술수출을 체결하기도 했다. 회사는 작년 3월 중국 상장 제약사인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이하 리브존)에 총 1억2750만달러(약 1600억원) 규모로 자스타프라잔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1500만 달러(약 200억원)의 계약금 발생으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말에는 자체 개발한 '듀글로우정'(개발명 JLP-2008, 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피오글리타존)을 출시하며 당뇨 복합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듀글로우정'은 SGLT-2 억제제 계열의 다파글리플로진 성분과 치아졸리딘디온(TZD) 계열의 피오글리타존을 결합한 개량신약이다. 올 1분기 기준 듀글로우정 개발비 약 96억원은 자산으로 회계 처리된 상태다.

제일약품은 질적 성장을 위해 R&D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2년부터 매출액의 6.75% 이상을 R&D에 투자 중이다. 올 1분기엔 120억원 투입하며 전체 7.05%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차기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은 당뇨병 치료제 'JP-2266'과 뇌졸중치료제 'JPI-289' 등이 있다.

자회사를 통해서는 PARP/TNK 이중저해제 '네수파립'(JPI-547/OCN-201)을 개발 중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 4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4)에서 기존 PARP 단일 저해제 대비 우수한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한 네수파립의 자궁내막암 비임상 효능 시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JW중외제약은 오리지널 혁신신약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한편, 자체적인 신약개발도 이어가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일본 킷세이제약과 자궁근종 치료제 '린자골릭스'의 국내 개발 및 판매를 위한 독점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했다. JW중외제약은 린자골릭스의 국내 출시를 위해 가교임상(한국인에서의 유효성과 안전성 확인)을 진행한 이후 자체 제조 및 생산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JW중외제약은 해외에서 개발 단계의 신약후보물질을 기술이전 받아 자체적인 R&D 역량을 투입해 국내 개발과 판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출시한 고지혈증치료제 '리바로'(1분기 기준 매출 비중 21.57%), 혈우병치료제 '헴리브라'(6.28%),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악템라'(2.88%), 고용량 철분주사제 '페린젝트'(2.80%) 등은 JW중외제약의 매출 효자 제품으로 등극한 상태다.

또 JW중외제약은 매출의 약 10%를 R&D에 투자하며 Wnt, STAT 등 5가지 타깃 중심의 암‧면역질환‧재생의학 분야 혁신신약(First-in-classs)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개발 난이도가 높은 분야이지만 회사는 화학/생물 정보학 기반의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인 '주얼리(JWELRY)'와 '클로버(CLOVER)'를 통해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창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STAT3 억제제 'JW2286', Wnt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JW1601' 등이 있다.

특히 JW중외제약은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동물실험 규제 강화 분위기에 선제적으로 동참해 제브라피쉬, 인공지능(AI), 오가노이드 등 더 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대체시험 발굴에 힘쓰고 있다.

특히 JW중외제약은 지난해 국내 제약사 최초로 과천시 소재 JW사옥에 특수동물실험실인 '제브라피쉬룸'을 조성하고 신약후보물질의 생물학적 또는 화학적 작용 메커니즘을 확인하는 기전 연구에 적극 활용 중이다.

최근에는 포유류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비임상 중개연구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제브라피쉬' 모델 전문 비임상시험기관인 제핏과 공동연구 계약을 맺고 대사질환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키로 했다.

JW중외제약은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 신약후보물질 연구에 제핏의 제브라피쉬 모델을 활용하고 제핏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적용한 대사성질환 맞춤형 제브라피쉬 모델과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1월 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공식 출범시키고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유노비아는 기존에 일동제약이 보유했던 주요 연구개발 자산 및 신약 파이프라인 등을 토대로 사업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 대사성질환, 퇴행성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약 연구과제들과 플랫폼 기술,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 등을 포함하면 20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갖춘 상태다.

특히 2형 당뇨와 비만 등을 겨냥한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과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A1·A2A 수용체 길항제 'ID119040338'은 다수의 글로벌 업체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무엇보다 'ID110521156'은 최근 비만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같은 기전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GLP-1 기전의 비만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30%씩 성장 중이다.

아울러 회사는 투자 유치, 오픈이노베이션, 라이선스 아웃 등의 사업 전략도 병행할 방침이다.

현재 임상 2상 단계인 P-CAB 신약 후보물질 'ID120040002'는 최근 대원제약과 신약 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유노비아는 대원제약으로부터 일정 액수의 계약금과 상업화 시 로열티 등을 수령한다.

30호 국산 신약 '케이캡'을 보유한 HK이노엔도 신약 후보 물질 발굴에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 5월 중국 바이오기업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3세대 GLP-1유사체 비만치료제 '에크노글루타이드'를 도입했다. 이번 계약으로 HK이노엔은 사이윈드에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 외에 출시 후 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를 지급하고,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갖는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주1회 투여하는 GLP-1 주사제로 현재 중국에서 제2형 당뇨 및 비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중국과 호주에서 진행된 임상 2상에서 혈당강하 및 체중감량 효과와 함께 안전성이 확인됐다. HK이노엔은 에크노글루타이드에 대해 제2형 당뇨 및 비만 임상3상을 동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회사는 CAR-T세포에 면역관문인자 'HLA-G'의 활동을 억제하는 항체를 접목한 세포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HLA-G는 우리 몸에서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면역관문인자다. 태반을 제외한 정상 세포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특정 암세포에 과다하게 발현돼 면역체계를 망가뜨린다. 이에 회사는 암세포를 죽이는 동시에 환자의 면역반응을 회복시켜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인 치료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 물질은 최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과제로 선정받았으며, HLA-G 양성 고형암용으로 임상1상시험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도 HK이노엔은 차세대 모달리티로 주목 받는 표적 단백질 분해제(TPD) 개발에도 뛰어든 상태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동아에스티와 비소세포폐암을 치료하는 TPD 신약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HK이노엔이 개발 중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이하 'EGFR') 저해제에 동아에스티의 단백질 분해 기반기술을 접목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타깃하는 'EGFR 분해제'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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