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속재산 39조원·수탁고 규모는 1311조원초고령사회·치매 인구 수 늘어···신탁 수요 증가 예상보험사 새 먹거리로···"보험금청구권 신탁 범위 확대돼야"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재산신탁업 인가를 받았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7년 금전신탁에 뛰어든 데 이어 재산신탁까지 진출하며 종합재산신탁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도 삼성생명·한화생명·미래에셋생명·흥국생명 등이 종합재산신탁업을 영위하고 있다.
종합재산신탁은 하나의 계약으로 금전, 부동산, 유가증권, 특수재산 등 여러 유형의 재산을 함께 수탁해 통합 관리 및 운영하는 서비스다. 유언대용·증여·장애인·후견신탁 등이 포함된다. 고객이 사망이나 치매 등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내 뜻대로 재산이 쓰이도록 미리 설계하고 상속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 노후 준비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는 급격한 인구고령화로 신탁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리포트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상속재산은 지난해 39조원으로 5년 전인 2018년 20조6000억원 대비 89.3% 증가했다.
연도별 상속재산 변화 추이는 ▲2018년 20조6000억원 ▲2020년 27조4000억원 ▲2021년 66조원까지 늘었다. 이후 2022년 56조5000억원, 2023년 39조원으로 감소했으나, 2021년과 2022년을 예외적으로 놓고 보면 우상향 추세다.
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치매 인구 수는 올해 100만명 수준에서 2025년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로 인해 재산관리가 어려워지면 신탁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한국 신탁자산 수탁고 규모는 지난해 말 1311조원으로 집계됐다. 업권별 점유율은 은행업이 48.2%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부동산신탁사(30.7%), 증권사(19.3%)가 차지하고 있다. 보험사의 점유율은 1.8%로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신탁업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신탁 형태는 퇴직연금 자산에 대한 특정금전신탁, 부동산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신탁 등 투자성 및 실물 재산을 중심으로 신탁이 가능했다. 보험금청구권과 같은 보험성 재산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가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규정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통해 일반사망보험에 한해 보험금청구권을 신탁재산으로 허용하면서 위탁자 사후에 피부양자의 재산관리를 더 두텁게 보장할 수 있게 됐다. 인구구조 변화가 재산, 금융 수요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후자산관리 필요성이 확대되는 추세인데, 사망보험금청구권에 대한 신탁 허용으로 이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사망보험뿐만 아니라 상해·질병보험에 대해서도 보험금청구권의 신탁 범위를 확대하고 나아가 치매 노인 및 고령층에 대한 종합재산관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신탁 제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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