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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날개 돋친 K-푸드, 그 다음 계단은

오피니언 기자수첩

날개 돋친 K-푸드, 그 다음 계단은

등록 2024.08.21 17:39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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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오리온과 삼양식품, 두 기업의 공통점은 해외 사업 규모가 국내보다 더 크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오리온의 해외 비중은 62%, 삼양식품은 76% 이상이다. 불티나게 수출하는 불닭볶음면과 세계인의 정(情)이 된 초코파이 덕에 K-푸드 대중화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한 56억7000만달러(약 7조7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냈다. 가장 많이 수출된 품목은 라면인데, 이 기간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34% 증가하며 역대 최고를 매년 경신하고 있다.

K-푸드가 주목받은 원천은 'K-컬처'가 꼽힌다. 드라마와 영화, K-팝 등 한국의 대중문화에서 시작된 관심이 음식으로 확장됐다는 분석이다. 유튜브 도전 콘텐츠로 뜬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 BTS 등 K-팝 아티스트에 의해 알려지는 한국 식문화 등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에서다.

다만 이 같은 기회를 잡은 건 다름 아닌 기업의 역량이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가공식품의 세계적인 수요가 늘면서 국내 식품기업의 수출 규모가 커졌다. 이후로 내수 시장이 부진해도 실적 성장을 이룰 수 있던 건 그만큼 해외 사업을 공들여 키워놨기 때문인 걸로 보인다.

실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류 경험자가 최근 1년 가장 많이 구매한 한국산 제품 및 서비스 경험은 식품(82%), 음식점 식사(78.1%), 화장품(73.1%) 순이었다. 해당 제품 및 서비스의 구매 이유로는 품질(61.4%), 브랜드(38.6%), 가격(35.8%)으로 나타났다. 영화·방송에 등장에 따른 구매는 17.1%로 총 7개 항목 중 가장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K-푸드가 반짝인기에 그치지 않은 비결 중 하나는 현지화다. 기존 한국 제품의 특징은 유지하면서 현지의 식문화와 소비자의 선호 경향 등을 반영하는 제품 현지화는 물론, 신제품 개발, 해외 판매법인 및 생산 공장 설립 등을 통해 현지 시장에 맞는 여건을 갖추는 전략이다.

현지화 전략을 적극 실천하는 기업으론 오리온이 대표적이다. 오리온은 국내 글로벌 연구소를 중심으로 해외법인에 각각 연구소를 두고, 원료 수급부터 제품 개발 등 현지 맞춤형 제품 생산 및 공급에 공들이고 있다. 오리온은 총 30종의 초코파이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중 27종이 해외에서 생산 및 판매하는 현지화 제품이다.

현지 유통망 확대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삼양식품은 유럽 수출 규모 키우기 위해 이달 유럽 판매법인을 신설했다. 현지 거래처가 아닌 판매법인에서 직접 유통해 입점 채널 확대 및 다변화에 힘주겠단 방침이다. 수출국 내에서도 입점하지 못한 지역과 채널로 판로를 키우면 판매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인기가 정점을 향할수록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뒤따른다. 다만 업계에선 해외 시장에서의 K-푸드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한다. 그 밑엔 현지 맞춤형 제품 및 신제품 개발, 대표 제품 중심의 유통망 확대 등 전략으로 새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단 믿음이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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