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철도 양대 사업 '균형 성장'···시가총액 방산 '2위'레일솔루션 수주잔고 13조원···전체 잔고 중 70% 차지방산 공백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철도 적자 불확실성 해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규모 적자로 허덕이던 현대로템은 글로벌 방산 호황에 힘입어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대표 방산기업으로 '환골탈태'했다. 그간 철도 부문에만 집중돼 있던 사업 구조가 방산으로 분산되면서 보다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는 평가다.
2020년부터 꾸준히 실적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210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 3조5874억원 가운데 방산 매출(1조5781억원)이 전년 대비 48.9% 증가해 레일 설루션(1조5536억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방산 부문의 경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동유럽을 중심으로 K2 전차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폴란드와의 K2 전차 2차 계약(180대)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현대로템을 향한 시장의 기대감은 단순히 방산 호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가총액에서 방산업계 부동의 2위였던 한국항공우주(KAI)를 제쳤다는 사실이 그 방증이다.
현대로템은 'K-방산'의 기세에 주춤하던 철도사업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균형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동안 철도 부문의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최근 연이은 수주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있다.
현재 사업 무게의 추는 방산으로 기울었지만 현대로템은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고속철도 제작 업체로서 독보적인 '철도 강자'로 평가된다.
전체 수주 잔고(18조9915억원) 중 철도(레일솔루션)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다. 방산업체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사실상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것은 철도라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레일솔루션 부문 수주잔고는 13조3196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약 17% 늘어난 수치다. 작년 철도 부문 매출(1조5536억원)을 토대로 계산하면 향후 8년 이상의 매출원을 확보한 셈이다.
방산 사업은 굵직한 '실적 한방'이 있지만 사업 건수 자체가 적어 공백기에는 실적이 악화되는 리스크가 상존한다. 레일솔루션 부문이 든든하게 곳간을 채워나가면서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는 방산과 더불어 철도 사업도 기대해 볼 만하다. 특히 미국·호주 등 선진국 시장을 뚫으며 이달에도 미국 매사추세츠주 교통공사(MBTA)가 발주한 '2400억원 규모' 보스턴 지역 2층 객차 추가 공급 사업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로템은 모로코에서 고속철 추가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이용배 사장이 직접 모로코를 찾아 '철도 세일즈'에 나설 만큼 고속철 추가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5조원대 대규모 사업인 모로코 철도 차량 사업에 참여하며 수주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양질의 해외 수주잔고 확대에 기반해 레일솔루션 부문의 매출·이익 모두 2025년부터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은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준에도 불구하고 주요 방산주 중 가장 저평가돼 있다"며 "저평가 배경인 철도 부문 적자 프로젝트는 대부분 해소됐고 후속 수주도 다가오고 있으며 실적 개선 가시성도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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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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