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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역시 보험은 대면?"···적자 더 커진 디지털 보험사

금융 보험 NW리포트

"역시 보험은 대면?"···적자 더 커진 디지털 보험사

등록 2024.09.03 17:04

수정 2024.09.04 11:14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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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보험사 5곳, 올 상반기 순손실 995억원영업채널 한계·소액 단기보험 위주 상품구조 '발목'IFRS17 도입 이후 CSM 확보 유리한 상품 확대

"역시 보험은 대면?"···적자 더 커진 디지털 보험사 기사의 사진

보험업계의 '메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던 디지털 보험사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장 업력이 긴 교보라이프플래닛(2013년 설립)부터 지난 2022년 출범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신한EZ손해보험까지 출범 이후 이렇다 할 실적 내는 곳은 없는 상황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보험사 5곳(캐롯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신한EZ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99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630억원)보다 적자 폭이 대폭 확대된 것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가장 순손실 규모가 큰 곳은 캐롯손해보험이다. 캐롯손해보험은 순손실 308억원으로 전년 동기(-165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커졌다. 다음으로 카카오페이손보는 올해 상반기 218억원의 순손실을 내 전년 동기(-181원) 대비 적자가 늘었다. 다음으로 신한EZ손해보험은 상반기 순손실이 전년 동기(-13억원) 대비 48억원 늘어난 61억원으로 집계됐다.

교보라이프플래닛과 하나손보는 손실 규모를 소폭 줄였으나, 여전히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 하나손보는 올해 상반기 각각 76억원, 17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대면영업 선호 여전···손보 72.8%·생보 99.5%


"역시 보험은 대면?"···적자 더 커진 디지털 보험사 기사의 사진

디지털 보험사의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은 이유는 영업 채널의 한계와 상품구조 때문이다. 금융사 가운데 은행이나 증권은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명확해 비대면 업무 활성화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그러나 보험은 상품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특약 등 내용이 상당히 복잡하고 용어 어렵다. 이 때문에 직접 보험설계사를 만나 설명을 듣고 가입하는 소비자가 많다.

아울러 보험의 경우 소비자가 필요성을 느끼고 나서서 가입하는 사례가 적다. 특히 일반 원수보험사의 주력상품인 장기보험, 변액보험 등은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보험료가 높아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가입하기 쉽지 않다.

실제 보험업계의 대면영업 선호 현상은 여전하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채널별 수입보험료 기준 손해보험업계의 대면 채널 의존도는 72.8%로 집계됐다. 비대면 채널 비중은 27.2%로 아직까지 30%를 넘지 못했다. 대면·비대면 채널을 모두 포함한 보험료 수입 중 전화영업채널(TM) 비중은 8.1%, 온라인채널(CM) 비중은 19.1%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업계는 대면 채널 의존 현상이 더욱 심하다. 올해 1분기 채널별 수입보험료 가운데 생명보험업계의 대면 채널 의존도는 9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채널 의존도는 0.5%에 불과했다. 비대면 채널별로 살펴보면 TM과 CM채널 비중이 각각 0.25%로 동일했다.

장기보장성 포트폴리오 확대·판매채널 고도화 '박차'


디지털 보험사들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장기보장성 보험 등 상품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중요하다. 장기보장성 보험이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에서는 보험사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CSM이 사용되는데, CSM 수치가 높을수록 순이익이 증가한다.

디지털 보험사는 대면 영업이 불가해 상품 구조가 간단한 '미니보험' 위주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디지털 보험사의 상품 포트폴리오는 여행자보험이나 휴대폰보험과 같은 1~2만원대의 소액 단기보험 상품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기보험 상품의 경우 보험료가 저렴해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보장성 보험 등 장기보험이 훨씬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디지털 보험사들은 장기보험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판매 채널을 고도화하는 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달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6~15세 초·중학생 전용 보험상품인 '초중학생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지난 5월 출시한 '영유아보험'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장기보험 상품이다. 카카오페이손보의 경우 지난해까지 해외여행보험, 휴대폰보험 등 단기보험 상품을 늘렸으나, 최근 들어서는 장기보험 상품 확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디지털 손해보험회사 동향'을 보면 하나손보 장기 손해보험 판매 비율을 2020년 3%에서 지난해 9월 6%까지 끌어올렸다. 또 하나손보는 종합손해보험사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내달 중 하이브리드 조직을 론칭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는 대면과 비대면 영업이 혼합된 형태다. 하나손보의 경우 출범 초반 디지털 보험사를 표방했으나, 종합손보사로 선회해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신한EZ손해보험은 지난해 1월 첫 장기보험 상품으로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 올해는 건강보험과 주택화재보험, 실손보험 등을 내놓으면 장기보험 상품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1~4월 보장성보험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성장하는 등 장기보험 상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옴니채널 세일즈 성과 증대를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채팅상담 세일즈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캐롯손해보험 역시 2022년 말 장기인보험 상품인 어린이보험을 선보였고 장기보험 경쟁력 확대를 위해 직장인 건강생활보험에 정신질환을 보장해주는 '마음케어모듈'을 신설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보험사를 지원하기 위한 규제 완화 등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손해보험회사는 저렴한 가격과 가입 편리성을 차별성으로 내세우며 인바운드 영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수익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있다"며 "디지털 손해보험회사가 위험보장 공백을 완화하고 디지털 판매채널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수익성을 높여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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