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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농심, 수출 전진기지로 'K-라면' 위상 높인다

유통·바이오 식음료 투자의 '씬'

농심, 수출 전진기지로 'K-라면' 위상 높인다

등록 2024.09.04 13:01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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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 수출전용공장, 녹산국가산업단지 1918억 투자연간 라면 수출생산량 2배 증가···유럽법인 확대 기여라면 3사 중 영업익 '후퇴' 유일···해외서 수익성 개선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이 신규 설비투자로 해외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한다. 농심은 미국 제2공장 증설에 이어 녹산에 국내 첫 수출 전용 공장을 짓기로 했다. 증가하는 글로벌 라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근본적인 생산 인프라를 확대하고, 지속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첫 '수출 전용 공장' 1918억 투자해 짓는다


농심, 수출 전진기지로 'K-라면' 위상 높인다 기사의 사진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1918억원을 투자해 수출 전용 공장을 짓는다. 녹산 수출공장은 연면적 5만1000㎡(1만5500평) 규모로 내년 상반기 착공, 202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 농심이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건 2007년 이후 17년 만이다.

녹산공장은 농심의 국내 첫 수출 전용 공장으로, 글로벌 공급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건립을 결정했다. 녹산공장은 3개의 초고속 생산라인에서 연간 5억개의 라면 생산할 수 있다. 향후 글로벌 수요에 따라 최대 8개 라인까지 늘려나갈 예정이다.

농심의 수출용 라면 생산량은 기존 부산공장에 녹산공장을 합치면 연간 10억개로 두 배 늘어난다. 현지 판매가 이뤄지는 기존의 해외법인 미국(연간 약 10억개)과 중국(약 7억개)을 더하면, 농심은 총 27억개의 글로벌 공급 능력을 갖추게 된다.

농심은 녹산공장 설립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라면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K-푸드 대표주자로 급부상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 증가한 8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기록했다. 작년의 경우 10월에 1조원을 넘었으나 올해는 8개월 만에 달성했다.

녹산공장은 특히 농심이 내년 초 판매법인 설립 예정인 유럽 시장 확대에 기여할 걸로 기대된다. 농심은 지난 6월 프랑스 유통업체 르끌레르·까르푸에 공급물량을 늘려 공식 입점했다. 이를 통해 유럽 시장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하반기엔 독일·덴마트 등 유통 채널 입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수출 전용 공장의 생산력을 기반으로 내년 유럽 판매법인을 설립해 유럽은 물론 향후 성장 잠재력을 갖춘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시장 진출도 확대할 방침"이라며 "새로운 수출 성장엔진을 통해 K-라면 대표기업의 위상을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홀로 영업익 '뒷걸음'···수익 개선에 수출 방점


농심, 수출 전진기지로 'K-라면' 위상 높인다 기사의 사진

농심이 해외 공략에 적극 나서는 배경은 수익성 강화를 위해서다. 농심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7332억원과 영업이익 10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1% 증가, 영업이익은 10.6% 감소했다. 농심은 라면 3사(오뚜기·삼양식품)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떨어졌는데, 지난해 주요 제품인 신라면·새우깡 가격 인하 등이 영향을 미친 걸로 풀이된다.

긍정적인 건 수출의 성장세다. 올해 상반기 국내법인 매출은 1조25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했는데, 유럽·동남아 수출이 33.6%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이 기간 농심의 해외 매출은 해외법인(4831억원)과 수출(1767억원)로 전체에서 38%를 차지했다.

다만 경쟁사인 삼양식품과 비교하면 해외 사업의 성과는 다소 미진하다.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6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6% 성장했다. 매출은 52.6% 증가한 8101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비중은 전체의 78%에 달했다. 매출 규모는 농심이 크지만, 전량 수출로만 해외 사업을 전개하는 삼양식품이 알짜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농심의 국내 첫 수출 공장은 이 같은 삼양식품의 궤적을 따라가는 모습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농심은 미국 제3공장 건설을 계획하기도 했으나 인건비·토지세 등 비용 부담이 높아 방향을 수정했다. 대신 미국 제2공장 증축과 녹산공장 및 울산 물류센터 건립 등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녹산공장은 특히 기존 녹산공장과 생산 인프라를 공유해 건설비용을 절약하고 향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원부자재 조달은 물론 유틸리티 시설을 공유해 비용이 감소하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부산항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토대로 물류비와 수출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농심의 해외 실적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농심은 현재 미국·중국에 각각 2개, 4개의 생산기지를 두고, 일본·호주·베트남·캐나다 등 총 6개국에 판매법인을 운영 중이다. 특히 2022년 5월 가동을 시작한 미국 제2공장은 용기면에 대한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라인을 증설 중이다. 오는 10월 생산을 시작하면 생산량(10억1000만식)은 약 20% 증가한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 미국법인의 용기면 판매 비중은 2023년 기준 약 63%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신라면·육개장사발 등 기존 브랜드 공급 확대는 물론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볶음타입 제품 영역을 확대하는 등 시장 입지를 더욱 넓혀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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