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문동권, 상반기 호실적···글로벌 성과는 과제KB국민 이창권, KB페이 안착·하나 이호성, '트래블로그' 흥행우리 박완식, 순이익 증가 더뎌···하반기 뚜렷한 성과 내야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카드사 CEO들의 임기가 올해 12월 말 만료된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2007년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내부 출신 대표이사로 선임된 인물이다. 2023년 신한카드 수장 자리에 올라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2007년 이후 17년 동안 신한카드 대표는 문 사장 포함 총 4명에 불과하다.
신한카드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이재우 전 대표, 임영진 전 대표는 모두 5년 이상 대표를 지냈고, 위성호 대표 역시 3년 6개월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만큼 신한카드 CEO는 장수 CEO들의 자리라는 얘기다.
문 사장 취임 이후 신한카드는 업계 1위를 지켜내고 있다. 취임 첫 해인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3.2%) 감소한 6206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7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다. 카드업황이 악화한 가운데서도 선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은행과 협업한 해외여행 특화 카드 '쏠 트래블' 카드는 5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기며 점유율 1위인 하나카드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문 사장은 하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쏠트래블 카드는 고객 가치를 높인 '연결의 시작'으로, 그룹사 및 제휴사와도 업의 경계를 넘어 협업을 강화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글로벌 성과가 다소 부진하다는 점은 하반기 문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베트남 법인의 경우 현지 경제 상황 악화로 지난해 순손실이 4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도 25억원 적자를 냈다.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은 윤종규 전 KB금융그룹 회장 이후 현재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도 살아남은 인물이다. 이 사장은 2015년 양 회장이 전략총괄을 담덩하던 때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 인수 관련 업무를 함께한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이 취임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낸 부분은 단연 KB페이(KB Pay)다. KB페이는 올해 4월 가입 고객 1200만명을 넘어섰고, 7월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800만명을 돌파해 2년 전(366만명) 대비 큰 폭 늘었다.
실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지난해 순이익은 3511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감소했으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6% 늘어난 2557억원으로 집계되며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이 사장이 '2+1 임기'를 이미 채웠다는 점이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금융권에서는 2+1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임자인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이를 깨고 모두 4년 임기를 채운 사례가 있는 만큼 이 사장 역시 다시 추가로 임기를 부여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 사장의 대표적 성과는 해외여행 특화 카드인 '트래블로그'의 흥행을 꼽을 수 있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인기에 힘입어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49.9%, 가입자 수 600만을 돌파했다. 올해 1월~7월 전업 7개 카드사 해외 체크카드 누적 점유율에서 하나카드가 49.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은 ▲2021년 19.2% ▲2022년 25.4% ▲2023년 38.4%로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모두 포함한 해외 점유율은 19.3%를 기록해 2위로 집계됐다.
하나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1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7% 늘어 카드사 가운데 성장 폭이 가장 컸다. 이 사장 체제 이전인 2022년까지만 해도 하나카드는 순이익에서 우리카드에 뒤처졌으나, 2023년부터는 우리카드를 앞지르고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다만 이 사장의 경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거취가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함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통상 금융지주 회장이 바뀌는 경우 계열사 CEO도 함께 교체되는 경우가 많아 이 사장의 연임 역시 궤를 같이 할 가능성이 있다.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은 하반기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박 사장은 지난해 7월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며 우리카드의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업황 악화로 가맹점 확대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순이익 역시 경쟁사 대비 증가 폭이 더디다. 우리카드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8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노조와의 갈등도 영업력 강화에 걸림돌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카드는 올해 초 임금협상에서 노사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총파업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이 계열사로 뻗어 나가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리스크가 우리카드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 연말까지 건전성 관리도 모든 CEO의 중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말 기준 4개 금융지주계열 카드사 연체율은 ▲하나카드 1.83% ▲우리카드 1.73% ▲신한카드 1.44% ▲KB국민카드 1.29% 순으로 나타났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