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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은행권, 금리인하기에도 호실적 행진 기대되는 이유

금융 은행

은행권, 금리인하기에도 호실적 행진 기대되는 이유

등록 2024.09.27 14:16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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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기준금리 인하시계···은행 NIM 훼손 불가피견조한 대출성장률에 건전성 개선 기대···"과도한 우려"올해 순이익 두 자릿 수 증가 전망···하나금융 성장 '톱'

은행권, 금리인하기에도 호실적 행진 기대되는 이유 기사의 사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하락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여전히 견조한 대출성장률과 자산 건전성 개선 등을 고려할 때 내년까지 호실적 행진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다음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당초 시장 안팎에선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가파르게 상승한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등이 금융안정 리스크로 부각돼서다.

다만 10월이 가까워질수록 한은이 과감하게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통화정책으로 집값과 가계부채를 잡을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금융안정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금통위는 물가와 성장도 한꺼번에 고려해 결정을 내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경우 역대급 실적을 이어온 은행권의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하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0.25%p(포인트) 인하되면 은행의 NIM은 약 0.03~0.04%p 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 강화된 가계대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NIM 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 시 은행의 NIM이 떨어지는 건 운용수익이 조달비용보다 가파르게 하락하기 때문이다. 특히 저원가성 저축예금은 금리 하락에 따른 조달비용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신한은행을 기준으로 전체 자금조달 구성에서 저원가성 저축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8.2%에 달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커버리지 8개 은행의 NIM 단순 평균은 지난해 대비 약 0.06%p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NIM도 올해 대비 약 0.09%p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SK증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지난해 NIM은 각각 2.08%, 1.97%다. 금리인하로 NIM이 0.04%p씩 떨어졌다고 가정했을 때 순이자이익은 각각 1940억원(-1.9%), 1780억원( -2.0%)씩 쪼그라들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권을 바라보는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는 "과도한 우려"라며 내년까지 호실적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4% 안팎의 대출성장률이 유지되고 자산 건전성도 오히려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지난해를 저점으로 회복세에 들어섰고 지난 10년간 은행의 대출 성장률은 4%를 밑돈 적이 없다"며 "내수 관련 업종의 수익성 개선에 따른 양질의 대출 수요 확대가 기대되고, 대출금리 하락에 따른 차주의 이자 부담 완화는 자산 건전성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금리 하락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과 부동산 파이낸싱 프로젝트(PF) 구조조정의 성과까지 맞물릴 경우 부동산 개발 및 건설업의 회복도 기대된다"며 "과거와 달리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은 은행 자산 건전성이 개선세로 전환되는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금리 하락으로 차주의 상환 부담이 줄어들면 대손비용 감소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은행권이 미리 쌓아둔 충당금도 대손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우려와 달리 금리 인하로 건전성이 개선되면 시차를 두고 충당금 환입을 인식할 수 있어서다.

한은이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낮은 것도 실적 감소 우려를 낮추는 요인이다. 금리가 천천히 떨어지면 운용 및 조달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늘어난 대출을 기반으로 이자이익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투업계는 올해 금융지주들이 은행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이 추정한 KB금융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한 5조1371억원이다. 같은기간 하나금융(3조9235억원)과 우리금융(3조603억원)의 순이익도 각각 14.7%, 22.1%씩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본격적인 금리인하기인 내년에도 당기순이익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증권이 예상한 내년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4조3336억원이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내년 실적 증가 전망치가 두 자릿수인 곳은 하나금융이 유일하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금리 인하는 고물가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금리의 정상화 성격이 강하다"라며 "은행 입장에서 고금리에 따른 대출 수요 감소, 조달 비용 상승, 미실현 유가증권 손실 확대에 따른 자본 비율 우려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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