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이후 적자 지속···올해도 흑자 전환 쉽지 않아낮은 브랜드 인지도···업계 "수익성은 이후 문제"4세대 실손보험 출시로 데이터베이스 확보 '총력'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는 오는 12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앞서 지난달 10일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자회사 12곳에 대한 대표이사 승계 절차에 돌입했다.
신한EZ손보의 실적만 보면 강 대표의 연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범 이후 줄곧 적자만 지속하는 데다 올해도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생 보험사라 인지도가 낮다는 것도 문제다.
강 대표는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 출신으로 지난 2022년 신한금융이 BNP파리바카디프손보(현 신한EZ손보)를 인수할 때 인수추진단장 겸 사장 후보로 영입됐다. 신한금융은 신한EZ손보를 종합손보사가 아닌 디지털 보험사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생활밀착형 분야 상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신한EZ손보는 출범 이래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는 78억원의 순손실로 전년 동기(-127억원) 대비 적자를 줄였으나,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전년 동기(-13억원) 대비 48억원 늘어난 6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수준의 적자를 상반기 만에 기록한 것이다. 적자가 지속하는 탓에 지주 실적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사실 디지털보험사는 흑자를 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영업 채널의 한계와 상품구조 때문이다. 금융사 가운데 은행이나 증권은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명확해 비대면 업무 활성화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그러나 보험은 상품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특약 등 내용이 상당히 복잡하고 용어 어렵다. 이 때문에 직접 보험설계사를 만나 설명을 듣고 가입하는 소비자가 많다.
아울러 보험의 경우 소비자가 필요성을 느끼고 나서서 가입하는 사례가 적다. 특히 일반 원수보험사의 주력상품인 장기보험, 변액보험 등은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보험료가 높아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가입하기 쉽지 않다.
실제 같은 디지털 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이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도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신한EZ손보의 적자 상황이 회사 하나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게다가 신한EZ손보는 아직까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도 낮은 상황이다. 지난해 초 장기 운전자보험을 선보였으나, 이미 대형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란 쉽지 않았다.
이에 신한EZ손보는 지난 7월 가입자 데이터베이스(DB) 확보와 인지도 확대를 위해 4세대 실손의료보험을 선보였다. 실손보험은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리는 만큼 국민 대부분이 가입하지만, 손해율이 높아 수익보다는 DB 확보 등을 목적으로 활용된다. 사업 초기인 만큼 수익성은 잠시 접어두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나 가입자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신한EZ손보가 신한금융에 인수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디지털 보험사는 애당초 투자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정상참작'의 여지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장 흑자보다는 회사의 디지털 기반을 닦는 것이 강 대표의 초기 과제라는 것이다.
강 대표는 올해 4월 '신한 SOL EZ손보' 앱 출시와 함께 차세대IT시스템을 오픈했다. 이는 보험업권 최초로 차세대 시스템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하는 사업으로 상품개발, 언더라이팅, 대고객 서비스 자동화 및 업무 프로세스 전 영역의 퍼블릭 클라우드 적용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가 기틀을 다지는 과정에서 수익성까지 잡기는 쉽지 않다"며 "대부분 디지털 보험사들은 업셀링, 크로스셀링을 위해 빠르게 소비자들을 모아 DB를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을 기반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데, 신한EZ손보의 경우 어떤 상품을 기반으로 회사를 키울 것인지 정확히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실손보험 등 장기보험이 성장을 위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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