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3파이넥스공장서 화재 사고 반복되자 우려↑고압의 산소 투입하는 공법 자체에 대한 의구심도"시설 관리, 안전 등 가이드라인 재정비해야" 지적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에선 전날 오후 11시 18분께 폭발을 동반한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소방 당국은 소방차 21대와 인력 50여 명을 투입해 대응에 나섰고 두 시간 만에 진화를 마친 상태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이번 화재로 시설이 크게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경찰과 소방 당국은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인데, 지금으로서는 3파이넥스공장 용융로(금속을 액체로 녹이는 용해로) 하부의 산수 주입용 풍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을 주된 이유로 보고 있다.
이번 사고가 유독 주목을 받는 배경은 3파이넥스공장의 화재 사고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에도 큰 불이 나 가동을 멈췄다가 정비를 거쳐 19일에야 가동을 재개한 바 있어서다.
한 시설에서 2주 만에 사고가 되풀이되자 일각에선 단순히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치부하긴 어렵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즉, 포스코 측이 파이넥스를 운영하면서 무언가를 놓쳤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파이넥스 공법이 양면성을 지녔다는 데 기인한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이면서도 공정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곳곳에 위험 요인을 떠안고 있다.
파이넥스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으로 쇳물을 뽑아내는 기술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고로 방식처럼 코크스나 소결 같은 예비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름 8mm 이하의 철광석 가루를 그대로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이를 공정에 투입하면 동급 고로 대비 투자비용을 70%, 제조원가는 60% 정도 줄일 수 있다. 용광로 작업 중 배출되는 황산화물·질산화물·비산먼지 등도 97%, 99%, 72%씩 저감 가능하다.
이렇다보니 한 때 러브콜도 이어졌다. 중국은 물론 중동·동남아 국가에서 기술을 이전해달라며 나란히 포스코를 찾았다. 2013년 중국 충칭강철과는 현지에 300만톤 규모 파이넥스 일관제철소를 짓는 합작협약을 맺기도 했다.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은 위험성도 공존한다는 점이다. 용광로에 열풍을 불어넣어 쇳물은 만드는 고로와 달리 파이넥스는 용융로에 인화성이 강한 고압의 산소를 투입하다보니 폭발 위험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용융로로 공기를 넣는 과정에서 통로 주변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것도 반드시 챙겨야 하는 부분으로 지목된다.
이를 방증하듯 파이넥스에선 용융로와 관련된 사고가 많았다. 지난 10일과 이날은 물론 2013년 화재도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당시 포스코 측은 용융로 내부에 발생한 이상 고온과 압력, 가스 등이 분출하면서 주변이 일부 파손됐고 고열의 원료가 새어나오면서 화재로 이어졌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이에 업계 전반에선 포스코가 파이넥스의 가치를 지키려면 공정을 다시 들여다보고 문제점을 수정하는 한편, 안전이나 설비 관련 업무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10일 화재에 대한 복구 작업을 마치고 정상가동에 돌입했는데, 그 과정에서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면서 "정밀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데, 현 시점 파이넥스 공정과 사고를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사고대책반을 꾸려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명학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