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18일 롯데호텔 서울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 '2024 석유컨퍼런스'에서 글로벌 정세 변화에 따른 산업 영향과 에너지 전환 동향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그는 미국을 차세대 석유 생산국으로 지목하며 "미국은 저렴한 에너지 가격으로 최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것을 동원해서 미국을 강력한 에너지 국가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의 석유 생산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내년도 증가세를 이어가 1350만 배럴 규모의 석유 생산량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대표 석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보다 47% 높은 수준이다.
현재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기'가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고, 미국이 반도체·소프트웨어·전력 등의 분야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최 전문위원은 "1990년대 미국이 디지털과 인터넷을 통해 30년간 일본과 경쟁해 승리한 것처럼 현재 AI 역량에 공을 들여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것"이라며 "AI가 요구하는 전력과 에너지가 막대한 만큼 미국의 투자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유럽의 고민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너지와 전력의 가격 경쟁력 차이가 심화되면서 미국에게 경제의 규모도 역전됐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는 비싸고 공급망이 불안한 상황에서 유럽이 탈탄소 사업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고심해 봐야 한다는 제언이다.
중국의 경우 기존 화석 에너지가 아닌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점차 늘면서 디젤 수요는 위축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 북부지역 내 트럭 차량은 상당수 천연가스로 바뀐 상황으로 화석에너지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달리 '녹색 수소'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며 위기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 전문위원은 우리 기업(에쓰오일·GS칼텍스·SK에너지·HD현대오일뱅크 등)도 글로벌 추세에 따른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해외 주요국 간 풍부하고 저렴한 에너지를 둔 경쟁이 치열한 만큼, 우리 정유업계는 이를 고려한 전략적인 대비책으로 다가올 위기에 맞서고 시장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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