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시추 본격적 개시, 어민들 반발↑예산 확보도 숙제···총 5000억원 예산 필요업계 "성공 가능성 20%, 아직은 먼 이야기"
20일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포항 앞바다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탐사 시추 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석유공사가 임대한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는 1㎞ 이상 드릴을 통해 해저 지형을 뚫고 암석을 채취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 1차 시추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추 작업에 앞서 여러 변수를 마주했다. '윤석열 표'로 꼽히던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예상치 못한 계엄령 사태와 탄핵소추로 추진 동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은 20%의 성공 확률로 향후 최소 5번 이상 탐사 시추를 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직무 정지에 처한 상황에서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 심각한 건 예산 문제다. 야당이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내년 시추 예산이 대폭 삭감됐기 때문이다. 국회는 대왕고래 예산을 98%(497억2000만원) 깎았으며, 이에 1차 시추 비용 1000억원은 한국석유공사가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한다. 1번 뚫을 때마다 1000억원의 비용이 들고 추후 4~5번에 걸쳐 탐사 시추를 벌여야 하는 만큼 추가적인 예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석유공사 측은 "이번 시추는 석유·가스 부존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탐사 방향을 수립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시추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추작업이 시작됐다는 소식에 어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시추 해역 일대의 홍게잡이 어민들은 시추 기간이 조업 성수기와 겹칠 뿐만 아니라 시추로 인한 진동과 소음이 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어민들은 시추작업과 관련 어장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해상 시위까지 벌였다.
이 가운데 정작 업계 반응은 조용하다. 최대 매장량이 발견되면 국내 소비량 기준 석유는 최대 4년, 천연가스는 29년 넘게 사용할 수 있고 이에 시추 성공 시 정유업계 등 관련 기업들이 얻을 반사이익에 관심이 모였다. 하지만 여러 악재를 마주하고 오래 걸리는 사업인 만큼 업계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계가 탐사 시추 작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큰 기대감을 품고 있진 않다"며 "더군다나 시일 내에 종결되는 프로젝트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볼 뿐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석유 개발이라는 게 일단 가능성이 낮고 시간도 오래 소요되는 작업이다 보니 아직은 먼 이야기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 업계에서 뚜렷한 계획을 갖거나 전망을 바라보고 있진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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