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기 실적 개선 후 지속 인하적자전환 가능성 농후···중소형사의 경우가격 경쟁력 상실 우려 있어 '노심초사'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낮추기 위한 요율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점유율 상위사들은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구체적인 인하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동참 촉구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상생금융이란 금융기관이 이윤 추구만 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보험은 2020년까지만 해도 적자 구조를 면치 못했다. 다만 2021년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영향으로 행랑객(이동인구)이 급감하면서 적자에서 벗어났다. 이런 환경을 들어 손보사들은 2022년 자동차보험료를 회사별 1.2~1.4% 수준으로 낮췄다.
코로나19가 끝난 이후에도 손보사들은 상생금융 실천을 위해 보험료를 더 인하했다. 법적 의무가입 영역인 자동차보험이 국민 생활의 필수재임을 감안할 때, 보험료 조정이 민생 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다. 손보사들은 2023년에는 2.0~2.5%, 지난해에는 2.5~3.0% 수준까지 내렸다. 보험은 은행 등 다른 금융사보다 가입 기간이 길고 정교한 요율 계산을 필요로 하기에 상생금융 상품 개발이 어려웠던 점도 이같은 결정에 기인했다.
당초 업계는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그간 가격을 낮춰온 만큼 손해율이 늘어 적자 전환 가능성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상위 4개사의 손해율은 82.45%로 전년 동기(80.0%) 대비 2.45%포인트 증가했다. 12월의 경우 폭설, 동파 등 계절적 요인으로 손해율이 평월 대비 높은 경향을 보이기에, 이를 포함할 경우 손해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선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3개 중소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이전 연도 81.1%에서 2.45%포인트 증가한 83.6%로 집계됐다. 다만 이들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대형사들과 달리 보험료 인하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대형사들이 보험료를 인하할 경우 중소형 손보사들은 가격 경쟁력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안정적인 손해율 관리가 가능한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의 경우 기반 및 재원이 한정돼 있다. 약간의 사고 수 증가가 적자 폭 확대와 직결될 수 있어 보험료 인하 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 손보사들의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대형사과 중소형사 간의 자동차보험 점유율 양극화가 심한 상황"이라며 "자동차보험은 인보험에 비해 상품의 구조가 대동소이해 가격 경쟁력이 미치는 영향이 큰데, 대형사들이 보험료를 인하할 경우 중소형사들의 강점이 상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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