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환율이 경제 펀더멘털 약화와 한미 금리역전 등 구조적 요인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상승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기업의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향후 정치·경제 상황에 따른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먼저 정치와 경제가 분리되어 정책 대응이 원활한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급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봤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올해 환율의 주요 변수로 꼽았다. 미국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자국 물가를 자극해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이 경우 한미 금리 역전 폭이 더욱 확대돼 원·달러 환율은 4% 이상의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보고서는 정치권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연중 지속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약 5.7% 상승압력을 받으며, 이러한 시나리오 아래 환율은 1500원대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아울러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투자·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것은 물론, 재정 공백과 통화·통상 정책 지연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1.3%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1.6~1.7%)과 KDI(2%)가 제시한 것보다 낮은 수치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환율 급등에 따른 불안이 실물·금융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등 정책패키지 시행 ▲반도체특별법·전력망특별법 등 기업투자 관련 법안 신속처리 ▲취약부문 금융보호망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PF 구조조정, 자영업 대출, 가계부채, 주력산업 부진 등 잠재된 리스크가 환율 급등과 맞물리면 실물·금융리스크와 결합한 복합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며 "특히 글로벌 수요부진과 공급과잉으로 석유화학·철강 등의 신용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외화차입 기업들의 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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