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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고환율이 호재라고?"···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의 비명

산업 전기·전자

"고환율이 호재라고?"···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의 비명

등록 2025.01.27 08:5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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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이은 고환율에 수출 기업 근심 원자재 조달, 해외 설비 운영 비용 증가 "통화 스와프라인 확대 등 지원책 시급"

사진=삼성전자 제공사진=삼성전자 제공

비상계엄 사태에 이은 탄핵 정국 여파로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산업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높은 환율이 수출에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최근엔 원자재 수입비용과 해외투자비 부담을 키우며 악재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에 재계에서는 한동안 고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6원 내린 달러당 1431.3원으로 마감했다. 작년 12월 한 때 1486.70원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했을 때 눈에 띄게 내려온 셈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비상계엄 등 일련의 사태로 국가 신인도가 흔들린 것과 무관치 않다. 이를 방증하듯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하는 우리나라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도 작년 12월말 기준 91.03으로 전월보다 1.99p 떨어졌다. 기준 시점과 현재 시점 간 상대적 환율 수준을 들여다보는 지표인데, 100 이상이면 고평가, 그렇지 않으면 저평가된 것으로 간주한다.

국내 기업엔 여러모로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고환율로 인해 원자재 조달 비용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해외투자금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높은 환율이 반도체와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상당수의 업종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반도체는 고환율에 따른 제조원가와 해외투자비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장은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대표 수출품목이고 달러 결제 비중도 높아 환율 상승에 따른 단기적 매출 증대 효과는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반도체 분야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율이 30% 수준이어서 생산원가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주요기업이 미국 등 해외 반도체 제조공장 설립에 투자하기 때문에 이런 효과가 상쇄된다"고 덧붙였다.

배터리산업도 마찬가지다. 대규모 해외투자에 따른 외화부채와 리튬·흑연 등 핵심 원자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로 피해가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승태 한국배터리협회 정책지원실장은 "고환율에 따라 시설 투자비용과 수입 원자재 비용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다만 핵심광물 가격은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이 크고, 배터리 업체 역시 광물과 배터리 판매가격을 연동하는 계약으로 환손실을 만회하려는 노력 중"이라고 귀띔했다.

디스플레이도 다르지 않다. 베트남 등 해외 제조공장의 건설비와 장비 구매액이 늘어날 뿐 아니라, 노광장비 등 수입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장비 구매 비용이 증가하는 데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미국 등 주요국과 통화 스와프라인을 확대하고, 기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긴급 운영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막 출범한 트럼프 2기에서 관세인상, 금리인하 속도조절 등이 시행되면 당분간 고환율이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 경제가 고환율 파고에 휩쓸리지 않게끔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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