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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신제윤·전영현 앞세운 삼성전자···반도체·지배구조 대응 포석

산업 전기·전자

신제윤·전영현 앞세운 삼성전자···반도체·지배구조 대응 포석

등록 2025.02.18 14:52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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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송재혁·이혁재 등 이사회 영입새 의장엔 신제윤 前금융위원장 유력산적한 그룹 현안에 전문가 전진배치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삼성전자가 경제관료 출신 인사와 반도체 전문가를 중심으로 이사회를 새 단장했다.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를 계기로 '뉴 삼성'의 청사진이 차츰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지배구조 개편과 반도체 사업의 재도약 의지를 조직 안팎에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신제윤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고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전영현 부회장과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사내이사, 이혁재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또 노태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과 김준성 싱가포르국립대 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 허은녕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자리를 지킨다.

삼성전자는 3월19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6기 주총을 열고 이들 사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모든 안건이 주주의 승인을 얻으면 삼성전자 이사회는 10인 체제(현재 9명)로 변경된다. 아울러 김한조 전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이 임기 만료로 물러나면서 이사회 의장 자리가 공석이 되는데, 후임자로는 신제윤 이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지배구조 개편과 반도체 사업 부진 등 당면 과제에 대한 삼성전자의 고민이 이번 변화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사회의 30%를 반도체 전문가로 채운 게 이를 방증한다. '사령탑' 전영현 부회장과 송재혁 사장에 이혁재 교수까지 총 3명이 합류했는데, HBM(고대역폭메모리) 대응 실패로 반도체 사업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기술에 정통한 인물을 전진 배치해 경쟁력 회복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삼성과 연을 맺는 이혁재 교수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에서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퍼듀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루이지애나공대 조교수와 인텔 선임 엔지니어 등을 거쳤다. 이어 대한전자공학회 회장을 지냈고 서울대에선 시스템반도체 산업진흥센터장과 인공지능반도체 대학원 사업단장, 반도체공동연구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쌓은 식견과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 반도체를 다시 본궤도로 올려놓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신제윤 이사가 의장으로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룹 지배구조 변화를 비롯한 대내외 현안을 고려해 관료 출신의 무게감 있는 인물에게 중책을 맡기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삼성은 금융 계열사의 재편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8년까지 자사주 비중을 5% 미만으로 떨어뜨리겠다는 삼성화재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 삼성생명의 지분율(현재 14.98%)이 법에서 정한 한도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지는 데 따른 행보다.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다른 회사 주식을 보유할 때 지분율이 15%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도 뇌관으로 재부상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전날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다. 이는 보험회사의 계열사 채권과 주식 보유한도 산정 기준을 취득원가가 아닌 공정가액(시가)으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행법에서 보험사의 계열사·주식 투자 한도를 총자산의 3%로 제한하는데, 이를 원가로 계산하는 것은 위험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다만 개정안의 국회 통과 시 삼성생명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8.51%(보통주 약 5억815만주) 중 상당량을 처분해야 한다. 대부분 1980년 이전에 취득해 원가는 5400억원 수준이지만, 시가로는 약 29조원으로 회사 총자산(312조원)의 10%에 육박해서다. 이 경우 삼성의 지배구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 이사는 그룹의 목소리를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고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장과 금융정책과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을 거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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