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고용 안정' 요구···진전 없을 시 단식농성정신아 "다음 성장 위해선 회사서 독립 필요해""분사에 앞서 임직원에게 정당한 이유 설명해야"
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장은 26일 제주 스페이스 닷원(카카오 본사) 앞에서 열린 '다음 분사 반대'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대규모 고용 불안이 반복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이번 분사와 관련한 모든 조합원들의 고용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13일 사내 타운홀 미팅에서 임직원에게 포털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합병한 후 2023년 다음을 CIC로 분리한 바 있다.
이에 노조는 분사 이후 매각을 우려하며 곧장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카카오 측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결정일 뿐, 매각 계획에 대해 언급한 적 없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서 지회장은 "노조는 이번 주 회사 고용 안정과 관련한 요구를 전달했다"며 "만약 이 요구가 무시되고 고용 안정과 관련한 논의가 진전이 없다면 단식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제주도 본사에서 진행한 카카오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구조가 마련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다음이 카카오 내부에 있을 때 구조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독립 경영 구조와 자율적인 실험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매각 가능성에 대해 정 대표는 "현재 매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임직원 구조조정과 고용불안에 대해서도 그는 "구조조정을 위한 전략은 아니며, 직원들의 의향을 100% 반영해 인사 조치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다음에서 근무 중인 안세진 카카오노조 조합원은 "회사는 '카카오란 울타리 때문에 다음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의 성장을 위해서는 사내 독립기업인 콘텐츠 CIC를 분사해야 한다' '다음이 더 크기 위해서는 카카오를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만약 다음이 카카오라는 울타리 때문에 성장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카카오에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도 "백번 양보해 분사는 할 수 있지만, 경영진이 그간 잘못 운영해 온 부분에 책임지지 않고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현 상황은 너무나도 불합리하다"며 "사측은 분사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구성원을 설득해야 한다고"고 역설했다.
현재 교섭이 진행 중인 9개 법인 중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케이앤웍스 ▲카카오VX 7개 법인의 임금교섭과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디케이테크인 ▲카카오게임즈 5개 법인의 단체교섭이 결렬됐다.
서 지회장은 "결렬을 택한 이유는 노사 간 의견이 커서가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와 보상에 대한 노사 의견이 대립되기 때문"이라며 "경영쇄신이 경영진이 아닌 노동자들에게 향해 있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의 급여가 포털업계 1위라는 소식을 들었다"며 "카카오가 지난해 대내외적 위기를 지속했던 때라는 점을 생각하면 상식을 벗어난 행보"라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30억89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또, "2021년 사임한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전 대표는 회사가 압수수색을 받는 가운데 95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행사했으며 상장 이후 최초로 적자 전환한 카카오게임즈의 조계현 전 대표는 상반기에만 22억원을 벌었다"며 "말뿐인 경영쇄신"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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