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기업은행 부당대출 엄중한 상황···우리금융, 3등급 요인 살필 것"

금융위원장 정례 간담회···"기업銀, 검사결과에 따라 엄정 대처"

"시중은행 이어 국책은행도 부당대출···집중적 내부통제 필요"

"MG손해보험 선택지 좁아졌다···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전일 발표된 기업은행의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에 대해 "상황이 굉장히 엄중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시중은행에서도 사고가 있었고 소위 국책금융기관이라는 은행에서도 이런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굉장히 엄중한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검사 결과에 따라 엄정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5일 브리핑을 통해 기업은행에서 임직원의 가족·친인척, 입행동기, 거래처 관계자 등 이해관계가 있는 자와의 관계 등을 통해 총 882억원(58건)의 부당대출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당사자뿐 아니라 은행 차원의 조직적인 은폐 정황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원인을 좀 더 규명해 봐야 하나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며 "친인척 관련 대출이 있었고 퇴직자들과 관련해 공통적으로 부당·불법대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책무구조도를 시행해 정착되는 단계인데 이 부분을 다시 점검해 봐야 하고 친인척, 퇴직자와 관련해 좀 더 집중적으로 관리해 내부통제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감독당국이 주도적으로 할지, 은행 스스로 (내부통제를) 갖추도록 할지 금감원, 은행과 논의해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와 관련해서는 "일정을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 결과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해 통보했다. 현재 금감원은 이번 평가 결과를 반영해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중 금융위에 관련 의견을 보고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의 "심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보다 엄밀하고 공정하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시기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집중적으로 심사를 하겠다. 안건 심사 소위에서 우선 심사를 하게 되는데 기간이 늘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실태평가 2등급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부실자산 정리, 자본확충 등 다른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며 "우리금융이 3등급이 되는 요인들을 엄밀히 보고 요건을 다시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의 가능성이 있는지 짚어본 뒤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이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안이 예외승인 요건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법률적인 부분까지 심사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매각이 무산된 MG손해보험과 관련해서는 "선택지가 굉장히 좁아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김 위원장은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 보험계약자 보호, 금융시장 안정 등의 원칙을 갖고 있고 법고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면서 "(MG손보가 갖고 있는) 선택지 중에서 이런 원칙에 어느 것이 가장 부합되는 것인지 면밀히 짚어보겠다. 늦지 않은 시간 안에 처리 방안을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