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다자그룹·우리금융 모두 고용 관련 질의 묵살"우리금융 "승인 여부 미확정 상황···답변 어려워"
15일 동양생명, ABL생명 노조가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자그룹과 우리금융의 고용보장과 보상방안 요구에 대한 무응답을 규탄하는 한편, 금융위원회에 책임감 있는 인수승인 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명재 기자
15일 동양생명, ABL생명 노조는 함께 금융위원회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과 합당한 보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현장에는 양사 노조원 70여명이 참여해 우리금융의 인수 과정을 규탄하는 내용의 손피켓을 들고 자리를 지켰다.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인수 승인 심사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과 합당한 보상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자세로 철저하게 승인 검토를 해야 한다"며 "과거 ING생명을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직원 20%을 감축한 선례가 있어 특히 우려하는 바가 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다자그룹은 10년간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땀 흘린 직원들의 고용 보장과 합당한 보상 방안을 즉각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양사 노조는 고용보장에 이어 다자그룹이 금융위의 승인 이후 매각 잔금을 받은 뒤 소위 '먹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선미 사무금융노조 동양생명보험지부장은 "노조는 다자그룹이 공식적으로 우리금융 의견을 핑계로 답변하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 우리금융지주 및 인수단의 입장을 지난 7일까지 회신해 줄 것을 정식 공문으로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는 직원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수 심사가 승인되지 않아 노동조합 요구에 대화 자격이 없다면서 인수 이유를 전제로 두 회사의 광범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말과 행동이 맞지 않는다"며 "감독 당국은 인수되기 전에 우리 금융이 요구하는 이런 자료들이 내부통제 위반 소지가 없는지 철저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6월 우리금융이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지분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독점적 협상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후 같은해 8월 다자보험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인수를 추진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의 경영 실태 평가를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낮춘 점도 인수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 법상 금융지주는 경영평가 2등급 이상을 받아야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금융이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았으나 일부 지적사항을 개선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인수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금융위원회에 내부통제 및 재무건전성 강화 계획을 보고한 상태다. 금융위는 이달 말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양·ALB생명 노조 주장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결정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대응이나 답변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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