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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교보생명 2대주주로 등극한 日 SBI홀딩스···'우군' 지위 뛰어넘을까

금융 보험

교보생명 2대주주로 등극한 日 SBI홀딩스···'우군' 지위 뛰어넘을까

등록 2025.04.17 17:09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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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20% 이상 목표, 어피니티 인수 지분 9%서 추가 매수 전망전략적 투자자로 도약, 지분 평가이익·그룹 보험 경쟁력 보강 차원신창재-기타오 요시타카 회장 인연 영향 투자 촉매제

사진=박혜수 기자사진=박혜수 기자

글로벌 금융지주사 SBI홀딩스가 교보생명 지분을 20% 이상으로 늘려 2대 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디지털 금융에 강점을 지닌 SBI는 지난달부터 보험업 강화를 목표로 교보생명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특히 양측은 과거부터 벤처투자, 디지털금융 분야 등에서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대표적 '우군'에 속한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SBI는 현재 9.05% 교보생명 보유 지분을 20% 이상으로 매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타 재무적 투자자(FI) 지분을 11% 가량 매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대로 보유 지분을 확대할 경우 SBI홀딩스는 신창재 회장 측(33.37%) 다음으로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SBI는 디지털에 강한 한국 금융사를 그룹 산하에 두고 증권이나 은행업에 비해 덜 발달된 보험업 강화를 위해 지분 확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을 20%까지 확대할 경우 지분법 평가이익을 적용할 수 있는 관계사가 된다. 아울러 교보생명의 국내 보험시장 내 입지를 활용해 SBI가 향후 국내 영향력을 넓히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의 협력 과정을 봤을 때 SBI는 단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로 봐야할 것"이라며 "배당 수익외에도 향후 디지털 보험, 헬스케어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 모델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양사는 업무 협약에서 디지털금융 생태계 조성 및 토큰증권(STO) 사업을 위한 공동 컨소시엄 구성 등 디지털 금융분야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을 위한 포괄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SBI가 어피니티 지분 인수 당시 체결했던 가격인 주당 23만4000원과 풋옵션 분쟁을 벌였던 어팔마캐피털이 지난 2월 전량 매각했던 19만8000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니혼게이자이는 SBI의 총 투자액이 1000억엔(약 1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앞서 SBI는 2007년 교보생명 지분 5%를 매입한 뒤 2009년 전량 정리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어피니티컨소시엄 내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했던 어피니티 지분 9.05%를 초기 투자가격인 주당 24만5000원(액면분할 전 기준)보다 1만1000원 낮은 23만4000원에 사들이면서 다시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SBI는 목표로 제시한 20% 지분 확보를 위해 다른 대주주의 지분을 추가 매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신창재 회장이 보유한 지분(39.11%)과 현재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IMM프라이빗에쿼티, EQT 측 지분(각 5.23%)은 매수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대 주주인 코세어캐피탈도 지난달 교보생명 지분 매각 대신 이를 담보로 약 8600억원을 대출받으며 지분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만큼 향후 매각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금 투입에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키타오 요시타카 SBI 회장 간의 인연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오랜 친분을 이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진행해 왔다.

교보생명과 SBI는 2022년에도 동남아시아 벤처캐피탈(VC) 투자를 위한 펀드를 결성하고 운영하는 등 VC·핀테크 분야에서도 손을 맞잡았다.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했던 신 회장이 SBI 계열사 인터넷 은행사업 모델을 참조하기도 했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중하 교보생명 그룹경영전략담당 상무도 SBI의 계열사인 SBI스미신넷뱅크(인터넷전문은행), SBI손해보험 등을 거치기도 했다.

SBI는 1999년 창업 이후 온라인증권과 벤처캐피털을 핵심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사, 은행 등을 거느리고 있다. 현재는 전 세계 25개국에서 은행·보험·증권 등의 자회사를 거느린 일본의 대표 디지털금융 그룹이다. 전통적인 금융을 넘어 디지털 금융분야로도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도 2013년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SBI저축은행을 출범, 저축은행업계 자산규모 1위인 SBI저축은행으로 성장시킨 바 있다. 이에 SBI홀딩스가 이번 지분 확대를 통해 국내에서 저축은행 사업외에도 업무 협력 범위를 확대할지 주목된다.

보험업계에선 이번 투자에 대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지만 학계에선 걱정스러운 시각을 내놓는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SBI가 2대 주주에 오르게 될 경우, 교보생명 역시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자본의 영향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리스크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금 확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향후 경영 현안을 두고 이견이 발생할 경우 지분 확대가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자칫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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