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지난 1월 美트럼프에 100만달러 기부 노동자 청문회는 불참, 트럼프 행사엔 직접 참석ESG 외치더니···'이중 행보' 논란
24일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C)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의 미국 법인인 쿠팡Inc.는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열린 트럼프-밴스 취임식 위원회에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같은 명단에는 현대자동차 미국 법인과 삼성전자 미국 법인도 포함돼 있으나, 쿠팡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ESG경영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으면서 ESG가치에 반하는 행보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했다는 점이다.
쿠팡은 최근 몇 년간 ESG 경영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워왔다. 비닐 완충재 대신 종이 소재를 도입하고, 재사용 가능한 배송 박스를 활용하는 등 친환경 포장 정책을 적극 홍보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파리기후협정 탈퇴, 친화석연료 정책 옹호, 반노동·반이민 정책을 고수하며 ESG 가치와 충돌하는 행보를 이어온 인물이다.
특히 취임식과 같은 날 국내에서 열린 택배노동자의 심야노동 실태를 다룬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는 김 의장이 불참해 업계와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김범석 의장은 출석 요청을 받았지만 트럼프 취임식 참석을 이유로 불참했다. 김 의장은 미국 시민권자이자 한국 국회의 강제 출석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쿠팡의 주요 매출과 노동 기반이 한국에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장은 이날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등과 직접 접견했고, 초청 인원의 10% 미만만 입장 가능한 '스타라이트 무도회'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트럼프 취임식은 가고 청문회는 안 나오는 것이냐"며 "참으로 황당한, 국회를 무시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트럼프 취임식이 대한민국 노동자의 죽음보다 중요한 것이냐"며 "노동자 죽음을 발 딛고 회사를 만든 CEO답다"고 지적했다.
환노위원장인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불출석한 증인들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며 "고발 여부를 간사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ESG를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이라며 연례 보고서와 마케팅을 통해 강조해온 만큼, 이번 사안에 대한 설명 없는 침묵은 진정성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와 투자자 모두 기업의 메시지뿐 아니라 행동의 일관성을 본다"며 "ESG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반(反) ESG 정치세력에 기부하는 이중 행보는 브랜드에 장기적인 신뢰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글로벌 상장사로서 정치적 스탠스는 국내외 규제와 여론, 투자자 반응까지 연결되는 만큼 훨씬 더 민감하게 대응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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