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영업익 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하락분할 후 경쟁력 약화로 실적 부진···주가 고점 대비 27.8%↓증권가 "올해 실적 악화 지속···주주환원 강화가 반등 열쇠"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오후 12시3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10원(3.52%) 하락한 1만4250원에 거래 되고 있다. 인적분할 상장 전 52주 신고가(2만99원) 대비 27.8% 하락한 수치다. 지난달 4일에는 장 중 1만3350원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주가가 최저가까지 떨어진 배경에는 인적분할이 거론된다. GS리테일은 지난해 6월 유통과 호텔로 인적분할 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12월 호텔사업부를 분리해 GS피앤엘로 독립 시켰다. 당시 GS리테일은 편의점, 슈퍼, 홈쇼핑, 호텔 등 다양한 사업이 혼재 되면서 주요 사업에 대한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주가는 저평가 됐고 복잡한 사업구조를 벗어나면 기업가치는 물론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인적분할 배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인적분할을 단행한 이후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당시 인적분할을 통한 실적 개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으며 기업의 체력만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또, 일부 투자자들은 인적분할을 '쪼개기 상장'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우려는 실적에서 드러났다. GS피엔앨로 분리된 파르나스호텔은 국내에서 5성급 호텔 3곳과 비즈니스호텔 6곳 등 임대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호텔 사업부가 제외된 GS리테일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6% 감소한 277억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하락, 당기순손실은 26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날 발표한 올해 1분기 잠정실적도 예상치(영업이익, 444억원)를 하회했다. 영업이익 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87.6% 줄어든 48억원이다. 경기불황 여파로 주력인 편의점 사업 둔화가 빠르게 나타남과 더불어 사업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주가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인적분할 상장 전 2만원대에 도달하던 주가는 인적분할 상장 후 거래재개 첫날 4%대 하락, 5일 연속 하락세를 탔다. 올 2월까지는 주가 하락은 단기적 현상에 그칠 거란 전망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인적분할 5개월 가량이 흐른 지금까지도 부진한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부진한 주가 흐름은 기업가치까지 끌어내렸다. 분할 이전 GS리테일 시가총액은 2조4242억원이었지만 지난 8일 종가 기준 GS리테일과 GS피앤엘의 합산 시총은 1조640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올 한 해도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며 눈높이를 잇달아 내렸다. 지난달 리포트를 낸 증권사 5곳 중 4곳이 하향 조정했다. 이들의 평균 목표 주가는 1만9500원이다.
허제나 DB증권 연구원은 "유통 사업부 중심 실적 부진이 이어져 회사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공백기로 진입했다"며 "편의점 산업 성장률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동사만의 실적 모멘텀으로 주목해왔던 수퍼 사업부의 성장 둔화까지 더해져 당분간 실적 둔화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증권가는 시장과의 신뢰 저하도 주가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주가 반등을 위해선 새로운 돌파구인 밸류업 프로그램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실적과 함께 뚜렷한 주가 상승 모멘텀 부재로 인해 회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도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밸류업 공시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향후 성장성과 주주환원 등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주식시장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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