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현대차·기아, 분기 최대 매출 전망···영업익 17% 감소 예상하반기 美 관세 리스트 본격화···OBBBA로 또 다른 변곡점 맞아이익보다 시장 점유율 확대···가격인상 언제쯤···신차 효과 기대도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번주 실적발표가 예고된 현대자동차(24일)와 기아(25일)는 각각 매출 46조5177억원, 29조961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우려했던 수익성 하락 기조는 뚜렷해졌다. 영업이익은 현대차 3조5331억원, 기아 3조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14%, 17.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총 89만3152대를 판매하며 역대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결국 예고된 관세 충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5월부터 현대차는 약 8030억원, 기아는 약 7230억원을 관세 비용으로 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기준으로는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이달 4일부터 시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입법 과제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은 또 하나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OBBBA로 인해 전기차 세액공제가 종료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연간 판매량이 최대 4만5828대, 매출 기준 2조7200억원 규모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전기차 판매량(12만3861대)의 약 37%에 해당하는 수치다.
시장에서는 "올 게 왔다"는 분위기다. 수익성보다는 미국 내 시장 점유율 방어 전략을 펼치는 현대차그룹이 관세 부담 속에서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미국의 수입차 관세가 부과된 뒤에도 판매 가격을 올리지 않고 점유율 확대에 집중해왔다. 오히려 할인 및 무이자 할부 등 미국 현지에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일본 토요타와 BMW 등 독일 브랜드들이 속속 5% 내외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그 결과 현대차·기아는 올해 1~6월 누적 기준 미국에서 89만4000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11%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가격 인상으로 단기적인 수익성에 집중하기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수익성 하락 속에서 현대차그룹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냐는 것이다. 2분기에는 기존 재고와 환율 효과 등으로 충격을 일부 완화할 수 있었지만, 3개월분의 재고를 사실상 소진한 만큼 하반기부터는 관세 부담이 더욱 커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던 일부 수출 물량을 미국 현지 앨라배마 공장으로 옮겨 유연한 생산 체제를 가동 중이다. 또 미국 조지아주에 세운 전기차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가동률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내 수요를 모두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6월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 중 수출이 단 1대도 없었다는 것은 이미 관세 회피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현대차·기아가 하반기 미국 판매 가격을 얼마나 조정할지에 쏠리는 분위기다. 특히 이달 넷째 주 서울에서 열리는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에 신경이 쏠린다. 이 자리에서 미국 관세 정책 대응 방안 등 하반기 경영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과 점유율을 맞바꾸는 과감한 전략 속에서 가격 인상을 최대한 늦추는 동시에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곧 투입될 신차 3종이 공격적 행보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하반기에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와 아이오닉6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아이오닉6', 기아의 K4 해치백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상반기 아이오닉9 1종에 그쳤던 신차 라인업과 비교하면 신차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김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북미 시장 판매량 둔화와 이로 인한 경쟁 강화로 실적 악화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하반기 HMGMA에 하이브리드 모델 투입 결정, 관세 감내 가능한 이익 체력을 기반으로 한 시장점유율 확장 등이 하반기 기대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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