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리더 모이는 구글 캠프 초청 이 회장글로벌 네트워크 활용한 위기 타개 기대사법 족쇄 해소로 현장 경영 속도 낼 전망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달 말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구글 캠프에 초청받았다.
구글 캠프는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설립한 모임으로 보안이 워낙 철저해 참석자, 논의 내용 등 관련 정보들은 공개되지 않는다. 국내 총수들 가운데서는 이 회장 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도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얼마 전 '억만장자 사교클럽'이라고도 불리우는 선 밸리 콘퍼런스에도 다녀왔다. 지난 9~13일 미국 아이다호 주 선 밸리 리조트에서 열렸던 해당 컨퍼런스는 글로벌 미디어와 IT 업계 리더들이 모이는 사교의 장이다.
이 회장은 선 밸리 콘퍼런스에 이어 구글 캠프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선 밸리 콘퍼런스는 주로 미디어, 투자자 등 보다 광범위한 리더들이 모인다. 반면 구글 캠프는 글로벌 테크 리더들이 만나는 자리로 서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등 교류할 수 있는 자리다. 이에 반도체, 모바일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구글을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사업 기회를 모색할 자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회장은 앞서도 구글 캠프에 참석했던 이력이 있고 올해의 경우 사법 리스크라는 족쇄를 벗어났다는 점에서 참석 가능성은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 17일 그에게 기소됐던 자본시장법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를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이 관련 혐의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던 원심 판결을 확정하면서부터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그를 둘러쌌던 모든 사법리스크를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검찰은 지난 2015년 진행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이 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위법하게 관여했다고 보고 2020년 9월 기소했다. 이 회장은 이보다 전인 2016년 국정농단 사태도 겪었던바 있다. 이로 인해 이 회장은 약 10년 가까이의 기간 동안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번에 이 회장이 모든 혐의를 벗으면서 삼성의 경영 시계가 빠르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이번에 구글 캠프가 참석 여부가 주목되는 것도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모두 벗어난 이후 첫 글로벌 행보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삼성은 현재 위기를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도체, TV, 모바일 등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 분야이자 리더십을 지켜왔던 사업들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다.
일례로 반도체 부문, 그중에서도 D램 분야는 33년간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잘해왔던 분야지만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면서 SK하이닉스에 선두를 내줬다. TV나 모바일도 중국 기업 등 경쟁사들에 쫓기고 있다. 이에 이 회장이 '삼성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글로벌 무대에 앞장서 직접 발로 뛸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기초, 청운중, 경북고, 서울대 동양사학과 등을 나온 이 회장은 일본 게이오대 석사 과정, 미국 하버드대 박사 과정 등 해외 유학을 다녀왔고, 삼성을 이끌어오면서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인맥들을 쌓아왔다. 그가 풍부한 인맥들을 활용해 삼성의 사업으로도 연계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이미 올초에도 글로벌 세일즈 결실을 맺었다. 그는 지난 2월 중국, 4월과 5월 일본 등을 방문했다. 이후 삼성전기는 중국 전기차 회사인 BYD로부터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대규모 공급 계약을 따내는 성과를 냈다.
재계 관계자는 "구글 캠프와 관련된 정보들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확신할 수 없지만 사업적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자리라 더욱 참석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글로벌 네트워크로 따지면 이재용 회장이 국내 정점에 있는 인물일 것"이라며 "더구나 삼성이라는 회사 자체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벗은 이 회장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는 역할을 해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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