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간담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 비상경영체제에 대해 언급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지난달 권 부회장의 사내게시판을 통해 공식적인 의견을 밝힌 후 삼성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할 수 있다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권 부회장은 “지금 회사가 처한 대내외 환경은 우리가 충격과 당혹감에 빠져 있기에는 너무나 엄혹하다”면서 “사상 초유의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우리가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큰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달라”며 “경영진도 비상한 각오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한바 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권 부회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비상체제를 계속 가동하면서 그룹 전체를 전반적으로 챙기고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의 자율권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월 구속 된 이후 권 부회장이 주요 행사에 참석하며 삼성전자를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사업 경영은 전문 CEO를 통해 가능하지만 기업 전체의 방향성과 M&A등 굵직한 경영 판단은 총수가 맡고 있는 상황이라 대안도 찾기 힘들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권 부회장과 윤부근 CE 사장, 신종균 IM 사장 등으로 꾸려진 사내 경영위원회 역할이 한계를 보이면서 비상경영체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다. 경영위는 지난 6개월 간 주요 현안을 처리하는데만 그쳤다.
특히 올해 들어 굵직한 M&A 소식이 없는 것을 두고 경영 활동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3건, 지난해엔 6건의 주요 M&A가 있었지만 올해는 사실상 중단됐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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