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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 업계에 부는 ‘경제민주화’ 바람···‘蕩蕩平平’ 필요

[풀어라 규제③]방송·통신 업계에 부는 ‘경제민주화’ 바람···‘蕩蕩平平’ 필요

등록 2014.01.07 15:01

수정 2014.01.13 16:38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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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탕평평(蕩蕩平平)’, 싸움이나 논쟁 따위에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조선시대 21대 임금인 영조대왕이 시행한 ‘탕평책’의 기초가 되는 말이다.

이는 대기업에 쏠린 부의 편중현상을 법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경제민주화’와도 닮아 있다. 탕평책은 당쟁을 막기 위해 당파간의 정치세력에 균형을 꾀하려 했고 경제민주화는 부의 편중현상을 완화해 경제의 균형을 바로잡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업계는 지난해 알뜰폰의 활성화를 시작으로 유료방송 규제율 점유 기준 변경 논의 등이 이뤄지면서 경제민주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러나 아직 풀어야할 다양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알뜰폰 역시 가야할 길이 멀고 국민들의 통신비 경감과 와이브로 주파수의 활용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던 제4이동통신도 업계의 반대 속 심사 통과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유료방송 가입자 상한규제 개정 논의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시행하기 위한 가입자 수 통계 규정이 미비해 진통이 예상된다.

◇알뜰폰, 통신요금 인하 대안이라면 더 키워야 = 지난해 알뜰폰은 하반기 우정사업본부의 수탁판매가 시작되면서 유통망의 활로를 넓혔고 대형 유통사업자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판매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싼 요금과 기존 이통사와 비교해 차이점이 없는 서비스로 알뜰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개선되면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알뜰폰은 현재 단말기 수급에서 여전히 문제를 겪고 있다. 국내 주요 단말기 제조사들이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며 출시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 서비스업체들이 요구하는 단말기 가격자체가 낮아 채산성이 맞지 않고 단말기 공급량 규모도 워낙 적어 생산수급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또 중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도 잇따라 출시는 하고 있지만 알뜰폰의 경우 시장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대에 형성되어있어 선뜻 나서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형 모델을 알뜰폰으로 출시하는 것도 추가 인하보다 알뜰폰으로 내놓는 가격이 더 낮기 때문에 단말기 제조사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아직까지 부족한 접근성과 A/S 등도 고객 불편사항으로 지적된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는 단말기 공조체계와 유통망 확대,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지만 정부차원의 지원도 필수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제4이동통신, “5전 6기? 이제 문 좀 열어주오” =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지난해 또 다시 제4이동통신에 다시 도전했다.

KMI가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들과 차별점을 두는 것은 요금 정책으로 당시 KMI는 가입비를 폐지하고 월 3만원에 모바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음성통화 요율은 기본료 월 8000원에 초당 통화료 1.4원인데 음성통화와 모바일 데이터의 결합상품을 1만원 저렴한 2만8000원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KMI는 이 같은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면 1인 세대의 경우 기존보다 60%, 일반 가계 기준 30% 통신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 불구하고 KMI의 제4이동통신 통과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KMI가 제4 이동통신 사업자에 도전하는 것은 벌써 다섯 번째로 2009년부터 번번이 퇴짜를 맞아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존 사업자들이 강력히 반대하는데다 정부조차 제4이동통신의 실효성을 의문시하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그러나 제4이동통신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현재 굳혀진 3사의 경쟁 구도에서 일단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한다면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요금,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또 알뜰폰만으로 통신비를 절감하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제4이동통신사업자가 실패한 와이브로 대신 LTE-TDD라는 카드를 내세운 만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은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LTE-TDD’는 LTE 주파수 시분할 방식으로 와이브로와 기술적으로 유사하고 중국과 인도 등 해외에서 많이 사용해 와이브로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정부가 시장성을 확보하지 못해 실패한 와이브로의 출구전략으로 ‘LTE-TDD’ 전환을 허가했다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 역시 열어줘야 할 것”이라며 “제4이동통신 사업자가 진출하면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기존 시장에 경쟁을 유발해 가격을 인하하는 효과와 더불어 국내에 LTE-TDD의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라고 평했다.

◇유료방송 가입자 상한규제 개정···“동등한 위치에서겨루자” = 지난해 유료방송 시장은 합산점유율 규제 이슈로 KT와 반(反)KT로 나뉘어 설전을 벌였다.

IPTV와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3대 유료 방송 매체마다 제각각인 시장 점유율 규제를 한 잣대로 통일한다는 내용의 개정안들이 발의되면서 KT는 ‘반대’, 나머지 업체들은 ‘환영’으로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합산점유율 규제 이슈는 KT가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서비스와 IPTV를 결합한 신규결합서비스 DCS(접시 없는 위성방송)를 선보이면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IPTV는 점유율 규제를 받고 있지만 위성방송은 점유율 제한이 없어 KT의 의도대로 가입자를 무한으로 늘릴 가능성이 있어 비대칭규제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각각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모두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 법안들은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 이슈에 발목이 잡히면서 관련 법안은 제대로 심사조차 받지 못했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실에서는 이번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안 될 경우 내년 2월 국회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두 다 똑같이 경쟁하는 입장인데 어느 한쪽에만 특혜가 돌아간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점유율 규제 개선을 통해 IPTV든 케이블이든 동등한 입장에서 겨룰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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