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 2만300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오는 5월부터 현장 영업, 개통, AS 및 플라자 업무(지사 영업창구 업무)를 KT M&S, KTIS, KTCS 및 ITS 7개 법인 등 계열사에 위탁한다는 내용의 인력 조정 계획을 8일 밝혔다.
인력 조정 계획이 공개되자 내부 직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유선 부문 임직원들은 이번 인력 조정 계획이 사실상 유선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아니냐며 반발하는 눈치다.
계열사 업무 위탁이 결정된 부문의 근무자들은 명예퇴직이나 자회사 전출 중 한 가지 대안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유선 분야에서 근무해 온 직원들은 지사(플라자)에서 현장 영업을 해온 사람들로 만약 명예퇴직을 하지 않으면 이들은 자회사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물론 명예퇴직이나 자회사 전출이 아닌 재교육을 통해 다른 부서로 발령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결국은 회사를 나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고용 불안이다. 자회사로 간다 해도 2년 이후 고용 보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KT 본사가 제안한 자회사 전출 조건에는 근무 기간을 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사실상 기간제 근무법을 통한 고용 보장을 받기 어렵다. 2년 이후 자회사에서 계약이 해지하면 이들은 직업을 잃게 된다.
여기에 자녀들의 학자금 지원 폐지 등의 복지 축소도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당장 대학생 자녀를 둔 50대 가장의 경우 회사를 나가면 앞으로의 생계가 막막해지고 자회사로 옮겨도 자식들의 결혼까지 버티는 것이 걱정이라는 설명이다.
회사에 남는다고 해도 복지혜택이 줄기 때문에 생계에 대한 여유가 줄어드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KT 안팎에서는 노사가 합의한 이번 인력 조정 방안에 대해 ‘최악의 3박자’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제2노조인 KT새노조는 “명예퇴직과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고 복지축소마저 포함된 이번 합의는 한마디로 직원들로 하여금 나갈 수도 안 나갈 수도 없게 만드는 노동배신적 합의”라며 “나가도 죽고 남아 있어도 임금과 복지가 대폭 줄어드는 상황을 어떻게 노조에서 직원들에게 등 떠밀 수 있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회사가 맞은 현재의 위기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경영진에게 있다고 말한 황창규 회장이 이와 같은 선택을 했다는 것은 경영진이 망친 회사 책임은 직원들이 떠안으라는 셈”이라며 “반인권적 퇴직 강요 사례가 발견되는 대로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csdi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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