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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기적’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기자수첩]‘샌프란시스코의 기적’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등록 2014.04.25 13:23

수정 2014.04.25 13:26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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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기적’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기사의 사진

전남 진도군 인근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로 온 나라가 비통에 잠겨 있다.

안타깝게 세상을 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아직 구조되지 못한 실종자들의 무사 생환을 간절히 기원한다. 더불어 생존자들도 하루빨리 안정을 찾길 바란다.

이번 사고가 이렇게까지 커진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지척의 객실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고교생 승객을 버려두고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뛰쳐나갔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기자는 세월호 선원들의 무책임한 행동들을 보면서 지난해 7월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보잉 777 여객기 착륙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당시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해 총 307명이 타고 있었던 아시아나항공 보잉 777 여객기의 모습은 너무나 참혹했다. 꼬리 날개는 지면에 부딪혀 바다로 날아갔고 사고 직후 전기 계통 회선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여객기 동체가 새까맣게 타고 말았다.

겉으로 볼 때는 근래에 벌어진 항공사고 중 최악의 참사로 보였지만 그에 비해 인명피해(3명 사망·181명 부상)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사고의 인명피해가 적었던 것은 여성 승무원들의 재빠른 대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승무원들은 승객들을 먼저 대피시켰고 어린이들을 들쳐 업고 뛰며 구조 활동에 나섰다.

빠른 이동이 불편한 치마 유니폼과 하이힐 차림이었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너무나 빨랐다. 승무원들은 승객이 모두 탈출한 것을 확인한 후에야 사고 여객기에서 탈출했고 그 덕분에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승무원들의 빠른 행동에 세계의 시민들은 ‘샌프란시스코의 기적’이라며 찬사를 보냈지만 정작 승무원들은 “안타깝게 희생된 이들이 있어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지금도 이들의 구조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고 있다.

그러나 뻔뻔하게 배를 뛰쳐나온 세월호 선원들의 모습은 9개월 전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만든 ‘아름다운 나라’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무너뜨리고 말았다.

이미 벌어진 사고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 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 앞으로 모든 승무원들과 선원들은 자신보다 승객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기민하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극한의 위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들이 보여줬던 행동들을 모든 승무원과 선원들이 교훈으로 삼아서 다시는 이 땅에서 선원 때문에 또는 승무원 때문에 인명 사고가 커졌다는 부끄러운 말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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