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달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등 3세 경영인들의 영향력 증대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호암은 지난 1987년 11월 19일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노환과 폐암 합병증의 영향으로 향년 78세의 나이에 세상을 떴다.
호암은 60대가 된 1970년대 잇달아 큰 수술을 받으면서 숱한 와병설에 시달렸다. 그는 1976년 위암과 폐암 수술을 받았고 1979년에는 뇌수술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때마다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980년대 다시 폐암을 선고받고 국내와 미국, 일본 등지에서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해왔으며 나중에는 후유증이 심해져 결국 세상을 떠났다.
호암은 회장 재임 중 여러 차례 병석에 누워 있었지만 삼성그룹의 경영에 큰 영향은 없었다. 1971년 유언을 통해 후계자로 낙점된 이건희 당시 부회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건희 부회장은 1970년대 중반 호암의 건강 상태가 나빠지자 삼성그룹의 공식적인 대외 활동을 도맡으면서 실질적인 그룹 경영의 권한을 쥐었다.
호암의 별세 직후 삼성그룹 사장단이 이 부회장을 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하고 별세 직후 13일 만인 1987년 12월 1일 이건희 회장 취임식이 일사천리로 열릴 수 있었던 것도 오래 전부터 후계 승계 작업이 진행된 덕분이었다.
경영권 승계의 경쟁자가 딱히 없었다는 특징도 있지만 경영권 승계 작업이 오래 전부터 체계적으로 진행된 덕분에 창업주 별세 이후 삼성그룹은 경영 누수 현상 없이 ‘이병철 체제’에서 ‘이건희 체제’로 변신에 성공했다.
이러한 과거가 있기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 세 자녀의 대외 활동 폭이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 회장의 나이가 7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고 선친 호암과 마찬가지로 이미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만큼 더 이상의 경영 혼란을 막기 위해 세 자녀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더 많이 이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호암 별세 직후 빠르게 그룹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랫동안 체계적으로 진행된 후계 승계 작업 덕분”이라며 “과거의 전력을 감안할 때 이번 시술을 계기로 이 회장의 세 자녀의 영향력도 한층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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