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수차례 공연을 통해 검증된 작품부터 국내 초연하는 기대작까지 라인업이 화려하다. 꼼꼼히 따져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다시 봐도 재미있다, 흥행보증수표 작품들
국내 뿐 아니라 세계무대를 돌며 사랑받은 흥행보증수표 작품들이 또 한 번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노련한 무대로 관객몰이를 할 채비를 마쳤다.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9개 부문 노미네이트, ‘베스트외국뮤지컬상’ 등 4관왕의 쾌거를 달성하며 2012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호평받은 뮤지컬 ‘라카지’가 오는 12월에 개막한다.
1983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30여년 간 20여개 국에서 꾸준히 공연되어온 뮤지컬 ‘라카지’는 2012년 7월 한국 초연으로 그 해 공연계 최고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별한 성 정체성을 가진 가족을 소재로 짜임새 있는 스토리, 유쾌함 속에 진한 감동의 여운을 전하는 음악, 한국 관객들을 놀라게 한 화려하고도 매혹적인 군무와 쇼 등 뮤지컬의 3박자를 갖췄다. 또한 시종일관 밝고 유쾌한 분위기는 뮤지컬 매니아층은 물론 4-50대 중장년층까지 편견 없이 그들을 수용했다.
‘라카지’는 프랑스 작가 장 프와레(Jean Poiret)의 연극 ‘라카지오폴, La Cage Aux Folles’을 원작으로 클럽 ‘라카지오폴’을 운영하는 중년 게이 부부의 아들이 극우파 보수 정치인의 딸과 결혼을 선언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린 뮤지컬이다.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서편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헤드윅’ 등으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은 대한민국 공연계 최고의 히트메이커 이지나 연출과 ‘그날들’, ‘금발이 너무해’, ‘싱글즈’ 의 장소영 음악감독, 서병구 안무, 서숙진 무대디자이너, 구윤영 조명디자이너 등 최강의 크리에이티브팀이 다시한번 의기투합한다.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가 내달 개막한다.
‘황태자 루돌프’는 오스트리아의 황태자 루돌프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다. 19세기 후반 전 유럽을 놀라게 한 실화 ‘마이얼링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은 프랭크 와일드혼과 VBW(비엔나극장협회)의 첫 번째 작업이다. 2012년 한국 초연 당시, 개막 첫 주부터 객석 점유율 93%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뮤지컬은 루돌프와 그의 연인 마리 사이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담아낸 음악과 무대 예술로 올 연말 연인 관객을 공략한다. 또한 철저한 고증을 통해 19세기 후반 격변의 시대를 재현하면서, 화려한 무대 세트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탄탄한 초연 배우진에 새로운 얼굴이 함께한다. 2012년 한국 초연을 이끈 안재욱, 임태경, 김보경과 더불어 최현주, 안시하 등이 새롭게 합류한다. 또한 최민철, 김성민, 박철호, 김덕환 등 실력파 조연 배우들이 힘을 더한다.
한편 오는 19일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티켓 오픈과 함께 주연 배우의 모습을 담은 스페셜 인터뷰 영상이 공개된다. 공연은 오는 10월 11일부터 2015년 1월 4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 국내 초연 기대작, 한 번 볼까?
오는 11월 1일부터 2015년 2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국내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초연된다.
EMK 뮤지컬컴퍼니가 3년간의 치밀한 준비기간을 거쳐 완성한 대작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세계적인 뮤지컬 거장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최신작으로 상류계급의 호사스러운 삶을 사는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가난과 궁핍 속에서 고통 받는 하류계급의 여인 마그리드 아르노의 엇갈린 운명과 거대한 역사 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다루고 있다.
올해 한국 초연을 위해 원작자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는 해외 버전에서도 공개된 바 없는 새로운 넘버인 ‘What good is Love’ 등 9곡을 추가했으며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 아르노가 대립하는 구도를 강화하기 위해 ‘Enough is Enough’를 리프라이즈로 다시 만들어 국내 관객만을 위한 ‘Hate In your Eyes’라는 특별한 곡을 완성했다.
프랑스의 왕비로서 궁정의 여느 여성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빛나야 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의상은 로코코 양식을 반영한 여러 겹의 풍성한 주름 장식과 화려한 금은 보석으로 꾸며 현대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우아한 복식으로 재탄생시켰다.
한편 초미의 관심사였던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 역에는 옥주현과 김소현, 마리 앙투아네트와 상반된 캐릭터인 마그리드 아르노 역에는 윤공주와 차지연이 캐스팅 됐다.
◇ 영화의 흥행 돌풍...뮤지컬 무대로 이어갈까?
음악으로 물들였던 영화 ‘원스’의 감동이 뮤지컬로 다시 찾아온다. 2006년 아일랜드에서 제작돼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인디 영화 ‘원스’가 뮤지컬로 각색돼 오는 12월 국내 관객과 만난다.
청소기 수리공으로 일하며 자신의 꿈은 거의 포기한 아일랜드 더블린 길거리의 싱어송라이터 가이(guy)와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 걸(girl), 이 남녀의 작은 만남으로 ‘원스’는 시작된다. 여자는 남자에게 우정으로 다가가고, 함께 하는 7일 간 두 사람은 음악을 통해 위로하고 용기를 얻으며 서로에게 빠져들게 된다.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 등 삽입곡이 크게 히트한 원작 ‘원스’의 힘은 국내에서도 입증됐다. 독립영화로선 이례적으로 22만 6494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했다.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뮤지컬 ‘원스’에 대해 “연극적인 정서로 접근하는 ‘원스’는 그간 보기 힘들었던 특별한 형식의 뮤지컬이 될 것이다. 위험한 도전이지만 한국 뮤지컬의 다양화에 이바지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기존 흥행 뮤지컬과 달리, 오케스트라나 화려한 군무가 없는 ‘원스’는 소박한 멜로디의 음악 자체로서 강렬한 힘을 발휘한다. 단지 공연이 시작되기 전 배우들은 기타와 아코디언, 만돌린과 첼로 등으로 즉흥 연주를 시작한다.
그날 배우들의 흥에 맞춰 매일 음악의 선곡은 달라진다. 관객들은 공연 전이나 인터미션 시간에 무대 위로 올라가 바에서 음료도 마시고 배우들이 선보이는 즉흥 연주를 함께 즐길 수 있다.
같은 역엔 ‘원스’를 위해 기타 연주에 파고들며 성실성을 인정받은 이창희와 가수 윤도현, 그리고 걸 역에는 각각 ‘고스트’와 ‘베르테르’를 통해 로맨틱한 여주인공의 매력을 뽐냈던 박지연과 전미도가 캐스팅됐다.
국내 초연을 통해 아시아권에선 처음으로 상연되는 ‘원스’가 원작 영화의 성과를 업고 과연 국내 뮤지컬에서도 흥행사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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