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은행들은 국내 영업이 힘들어지자 해외에서 살길을 찾겠다고 너도나도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교포를 상대로 한 손쉬운 영업에 매달리면서 해외진출 현지화 노력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저금리 기조로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예대마진 탓에 국내 영업에만 의존해서는 더 이상 성장을 꾀하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은행들은 저마다 해외진출 전략을 세우며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전체 은행의 순이익에서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올해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한은행은 해외수익 비중을 지난 2013년 6.5%에서 지난해 8.3%까지 높였다.
신한은행은 현재 16개 나라에 현지법인, 지점, 사무소 등 70곳의 해외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다. 해외인력은 주재원과 현지직원을 합쳐 2000명에 달한다.
지난 2008년 멕시코시티 사무소를 개소한 데 이어 올해 3월 중 현지법인 개설을 준비 중이다. 올해에는 중국과 동남아는 물론 중남미 등 아직 미개척 영역으로 남아 있는 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6%인 해외수익 비중을 내년까지 10%로 높이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사우다라은행을 합병해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18개국, 184곳의 해외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다.
사우다라은행의 인수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베트남, 미얀마,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 진출에 적극 나서겠다는 목표다.
다만 동남아 일부 국가의 금융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본격적인 은행업보다는 소액대출금융, 저축은행, 할부금융 등 2금융권 시장부터 먼저 진출하기로 했다. 필리핀에서는 저축은행, 미얀마에서는 캐피털사의 인수를 검토 중이다.
24개국에 127곳의 해외 영업망을 확보한 하나금융은 이미 10%를 넘어선 해외 수익의 비중을 2025년까지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소매영업에 강한 하나은행의 강점과 현지진출 국내 기업과의 관계가 돈독한 외환은행의 기업금융 경쟁력을 모두 살려 본격적인 현지화 영업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에 이어 12월 중국에서 두 은행의 해외 통합법인을 출범시켰고 올해는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캐나다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지점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은 지점 10여곳을 확충할 예정이다.
외환은행도 이달 안에 멕시코시티 사무소를 설립해 법인 전환을 목표로 하는 등 중남미 지역으로의 본격적인 진출을 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해외 진출지역의 다변화와 수익기반의 확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올해는 중소기업의 탈(脫) 중국화 추세에 맞춰 인도 뉴델리 사무소의 지점 전환 등 중국 이외 지역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겠다”며 “해외 금융사에 대한 지분 투자와 M&A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지하 기자 oat123@
뉴스웨이 이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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