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높은 인수가격이 걸림돌···경영권 확보 차원에서 인수할 가능성도 높아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동양시멘트 지분 19.09%의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삼표가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는 최근 내부 회의를 거쳐 동양시멘트 지분 19.09%에 대한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한앤컴퍼니 측은 동양시멘트 경영권 확보에 실패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동양시멘트 매각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와 매각주간사 삼정KPMG는 ㈜동양이 보유한 지분 54.96%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삼표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동양인터내셔널 보유 지분 19.09%에 대해서는 한앤컴퍼니컨소시엄과 유진PE컨소시엄을 각각 1·2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이번에 한앤컴퍼니가 포기의사를 밝힘에 따라 결정권은 2순위 협상대상자인 유진PE컨소시엄으로 넘어가게 됐다. 유진 측에서는 관련 사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유진 역시 인수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실적으로 2대 주주는 큰 의미가 없는데다 레미콘 업계에서 경쟁하는 삼표와의 ‘불편한 동거’도 달갑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만일 유진PE컨소시엄까지 인수를 거부한다면 삼정KPMG는 공고를 통해 새로운 대상자를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나온 지분 74.05% 중 54.96%를 인수하는 삼표가 남은 지분까지 일괄 매입하는 방안도 거론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는 삼표 입장에서는 잔여지분 매입에 부담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표가 본입찰전에서 제시한 가격은 주당 1만4000원, 총 8300억원으로 1주당 6000원 정도인 현재 동양시멘트 주가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실사 과정에서 드러나게 될 숨은 부실 자산까지 떠안을 경우 사실상 인수가격이 1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게다가 삼표가 총 인수대금 8300억원 중 4300억원을 뺀 나머지 4000억원은 대출로 조달할 것이라는 점을 미루어 추가 인수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삼표는 대주주 출자금 및 계열사 보유현금으로 2800억원을, 산업은행 PE 출자로 1500억원을 마련한다. 또한 2000억원은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나머지 2000억원은 산업은행 주선으로 시중은행의 인수 금융을 받을 예정이다.
이와는 반대로 삼표가 잔여지분을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불편한 2대 주주가 등장할 가능성을 없애고 확실한 경영권을 얻기 위함이다. 특히 정관 변경이나 합병·감자 등 특별결의를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67%의 지분이 필요하다.
삼표 측은 “유진PE컨소시엄이 아직 정확한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데다 현재로서는 동양시멘트 실사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라며 “잔여 지분 매입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한편 삼표-산업은행PE 컨소시엄은 지난달 29일 삼정KPMG와 ㈜동양이 보유한 동양시멘트 지분을 인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재 기업 실사가 진행 중이며 이달 28일 본계약(SPA)을 체결한 후 9월25일 잔금을 납부하면 인수가 마무리된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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