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기사마다 롯데그룹 뿐···남양유업 사태는 ‘뒷전’신 회장 외 답변 ‘단 몇분’···본죽 대표 불출석도 ‘관심밖’
이른바 ‘신동빈 블랙홀’에 같은 날 국정감사장으로 불려온 다른 증인 및 참고인들은 호재를 누렸다. 온 국민의 눈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쏠리면서 자연히 나머지 ‘문제 기업들’에는 관심이 멀어진 것.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공정거래위원회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이뤄지던 17일 국회 기자회견장은 이른 오전부터 신 회장을 취재하기 위해 대기 중인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국감 시작인 오후 2시께는 국감장 밖에 진을 치고 있던 취재진들로 회의장으로의 입·출입 통제가 평소보다 한층 더 삼엄하게 이뤄졌다.
올 8월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드러난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질타 여파로 10대 그룹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국감장에 발을 들인 신 회장에게는 그만큼 많은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기사화됐다.
이날 늦은 오후 7시가 넘도록 신 회장에 대한 ‘마라톤 질의’는 계속됐다. 정우택 정무위원장의 만류에도 불구 “좀처럼 국회로 모시기 힘든 분”이라는 이유 등으로 의원들은 신 회장에 대한 같은 질타를 여러 번 되풀이하기는 기본이고 본인 지역구 민원 해소 부탁까지 스스럼없이 자행했다.
반면 신 회장 외 증인 및 참고인들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터무니없이 적었다.
신 회장 외에 이날 국감 출석을 요구받은 이는 이원구 남양유업 대표이사·‘본죽’의 김철호 본아이에프 대표이사 등 중소가맹점과의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질타의 대상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특히 이날은 증인만 해도 20명에 참고인도 8명이나 되는 등 올 정무위 국감기간 중 가장 많은 증인·참고인이 출석키로 한 날이었다.
이원규 남양유업 대표는 당시 국감장에 출석해 자리를 지키기는 했지만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으로부터 ‘남양유업 물량 밀어내기 행위에 관계된 기록 삭제 의혹’만을 단 몇 분간 추궁 당했을 뿐이다.
민 의원에 의하면 “남양유업은 ‘물량 밀어내기’ 사태 관련 대리점 점주들이 ‘주문내역’이 나온 PC화면을 근거로 민사소송에서 승리한 후 남양유업이 해당 증거 기록을 화면에서 사라지도록 발주시스템(팜스21)을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남양유업이 1300억원 상당의 밀어내기 증거를 삭제했다는 것.
이에 민 의원은 이날 자리에 있었던 정재찬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게 남양유업의 증거인멸 관련 조사를 할 것을 주문했다. 정 위원장이 “필요하다면 사실관계를 파악해보겠다”고 답하는 것으로 남양유업에 대한 질의는 ‘초스피드’로 끝났다.
가맹점에 대한 횡포로 물의를 빚어 국정감사 증인에 채택된 ‘본죽’의 김철호 본아이에프 대표이사는 전날 갑자기 일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했지만 큰 논란거리가 되지 않았다.
정무위에 따르면 김 대표이사는 “일본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에 따른 사업투자자와 사업설명회 일정이 있어 불출석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불출석 사유서 양식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고 국회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일본으로 출국해 ‘회피성’이라는 지적도 일었다.
일단 정무위는 내달 6일 열리는 종합감사 때 재차 증인으로 채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김 대표이사가 이에 대해서도 응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문혜원 기자 haewoni88@
뉴스웨이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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