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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해양플랜트 없이 미래 없다

[창간10년]조선업계, 해양플랜트 없이 미래 없다

등록 2015.10.29 09:17

수정 2015.10.29 09:36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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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전락했지만 승부처는 역시 해양플랜트2020년 3200억달러 시장···중국 벌써 몇발 앞서가단순조립 역할 벗어나 설계·시운전 능력 키워야

국내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선체 부분 건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설계는 대부분 발주사가 지정하는 외국계 설계사들에 맡기고 있으며 주요 핵심장비들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 현주소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국내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선체 부분 건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설계는 대부분 발주사가 지정하는 외국계 설계사들에 맡기고 있으며 주요 핵심장비들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 현주소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조선업계 최대 이슈는 ‘해양플랜트’다. 지난 2010년부터 고유가 붐을 타고 해양플랜트는 신성장동력사업으로 각광받았다.

지난해 저유가 기조로 돌아선 석유시장 탓에 석유 메이저들이 플랜트 발주를 미뤄 국내 조선업계는 시황부진과 함께 수주 가뭄을 겪어왔다.

이미 수주한 해양플랜트 공사들도 저가 수주와 경험 부족으로 대규모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략했다.

그럼에도 해양플랜트는 국내 조선업계의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는 육상 자원의 한계성 때문이다. 전 세계는 해상 에너지 선점을 위한 보이지 않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또한 해양플랜트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해양플랜트 시장의 규모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400억달러에 불과했던 규모는 2015년 2300억 달러을 넘어 2020년에는 3200억달러, 2030년에는 5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계의 대응은 미비하다. 국내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선체 부분 건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임은 분명하다.

설계는 대부분 발주사가 지정하는 외국계 설계사들에 맡기고 있으며 주요 핵심장비들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 현주소다.

해외 오일메이저사에서 볼 때 국내 해양플랜트 건조에 대해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이유는 전문 운영요원 부재, 운영의 국산화와 장비의 국산화에서 비롯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조선 빅3를 포함한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율은 지난 2013년 기준 평균 20%다. 해양플랜트의 핵심설비인 폭발방지 안전설비의 경우 국산화율 5%에 불과하다.

직접적인 시추작업을 벌이는 드릴링 장치가 포함된 기계장치와 배관재는 15~20% 수준이다. 조립의 완성도에 비해 국산화가 제품 사용은 전무한 상태다.

오일메이저가 오일 필드 당 약 100억 달러의 돈을 투자하는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으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오일메이저가 해양플랜트 건조 과정에서 품질과 안전에 철저하다. 생산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품질에 있어서 실적이 없는 자재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일메이저의 첫 번째 원칙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해양플랜트 기자재 업체의 국산화 R&D는 실전 사업에 투입되기 보다 연구·개발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조립되는 해양플랜트에 국산 기자재 비율은 극히 낮다.

이러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일메이저사가 요구하는 실적과 레퍼런스를 쌓아야 한다. 하지만 시장의 한계성으로 국내에서 국산 기자재로 진행되는 사업은 전무하다. 한국석유공사, 가스공사와 같은 기관의 사업이 적극적으로 진행됨과 동시에 협업을 통해서 사용이 가능하다.

최근 중국은 정부 주도의 조선사업 확대를 위해 중국석유공사가 자국 내의 유전을 개발할 경우 중국 기자재 업체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업체는 세계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으며 중국산 시추 시스템까지 개발 하는 단계까지 마련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이같이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선박시장과 함께 해양플랜트 시장까지 장악하기 위한 전초전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원천적인 기술, 기자재까지 수출하기 위한 복안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조선업계의 자구적인 노력이 우선이 되어야 하지만 정부 및 해당기관의 지원이 필요한 시기”며 “최근 중국 및 일본의 조선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해양플랜트 기술 검증 및 국산 기자재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한국석유공사 및 가스공사의 사업 협조를 얻는다면 해양플랜드 국산화 시기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플랜트의 핵심적인 요소는 설계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양플랜드 설계업체는 ‘테크닙(Technip)’사다. 테크닙은 주요 엔지니어들 모두가 해양플랜트 전문 운영요원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해양플랜트에 승선한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설계, 시운전 과정 등 모든 부분에 참여한다. 한마디로 해양플랜트에 대한 전문가 집단으로 핵심적인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조선업체는 테크닙사와 같은 전문 설계회사로부터 받은 기본설계 도면으로 장비들을 설치하기 위해 치수를 적어 넣어 만든 생산설계 도면으로 조립하는 하청업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본설계에서 조립, 시운전까지 모든 분야를 진행할 수 있어야 미래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해외시장에서 초창기 국내 상선수주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떨어졌기 때문.

하지만 2015년 국내 조선 빅3는 글로벌 순위로 여길 만큼 우리나라 조선산업 분야 세계 1위다. 이제는 해양플랜트에 공들여야 한다. 공학 및 설계 교육기관의 지원으로 차세대 해양플랜트를 설계할 인재 육성에 힘을 모아야 한다.

또한 정부 및 해당기관은 해외 오일메이저사와 협업을 해양 장비의 국산화,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실적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실적 악화 원인으로 해양플랜트가 지목되어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조선업계 먹거리로 해양플랜트를 능가할 분야는 없다”며 “현재 해상플랜트 사업 규모는 해양플랜트 전체의 30%미만이며 심해플랜트는 60%이상 차지하여 국내 조선업계는 해당분야에 비중을 높일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야한다”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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