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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협력사 대표의 절규...정부 ‘강 너머 불구경’

현대로템 협력사 대표의 절규...정부 ‘강 너머 불구경’

등록 2015.11.27 07:30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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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살리기 위해 정부 지원 절실〈br〉철도 산업은 특수목적의 국가기간 산업〈br〉프랑스·중국·미국 등 정부의 적극적인 철도산업 지원

현대로템으로 대표되는 국내 철도 산업의 앞날은 낙관할 수 없다. 자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갈수록 성장세를 넓혀가는 중국과 유럽 선진국 때문이다. 사진=윤경현 기자현대로템으로 대표되는 국내 철도 산업의 앞날은 낙관할 수 없다. 자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갈수록 성장세를 넓혀가는 중국과 유럽 선진국 때문이다. 사진=윤경현 기자



“3년 뒤에는 우리 같은 협력사들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지역 경제의 버팀목으로 한길을 향해 달려 왔습니다. 비록 영세한 기업이지만 국민들의 발이 되고 국내 산업의 보이지 않은 이동 수단으로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가족과 직원들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철도산업이 3년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는 것이 야속하며 이런 상황을 강 너머 불구경하는 정부에 서운할 뿐입니다”

26일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기자와 만난 이공수 (주)거봉 대표는 이같이 밝혔다. 이날 ‘위기에 처한 국내철도산업의 현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다른 주요 협력사들 또한 같은 의견이다.

이어 “글로벌 철도산업 477억 유로 3분의 1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자국 철도 사업의 내수시장 30%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난 1999년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을 정부 주도로 빅딜 한 것은 국내를 독점을 하고 해외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것이지만 사실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서울 메트로측은 지난 3월 전동차 200량을 2096억원에 다원시스-로윈 컨소시엄에 수주를 맡겼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들 회사는 다수의 사고와 호환이 되지 않아 장기간 사용이 힘들 뿐만 아니라 로윈은 법정관리, 부도난 회사다. 국가에서 이를 알면서도 묵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렇듯 정부 주도로 진행된 국내 철도 산업을 외면한다면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을 검증되지 않는 해외 기업에 맞긴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러한 중요한 부분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키워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철도 산업 협력사의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대로템은 200여개 주요 1차 부품업체를 비롯한 1800여개 부품업체들과 협력해 차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국내 부품사 대부분은 종업원 50명 미만의 중소 영세업체다. 한국철도차량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철도차량 관련 부품업체의 연평균 매출은 13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국내 철도산업은 절박한 것이다. 현재 현대로템 협력사의 개당 부품 단가는 100원 이상하는 품목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10~20원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더욱이 국내 모든 제조업이 원료비, 인건비 등의 이유로 해외 현지에 진출한 반면 현대로템은 차량의 대차(바퀴)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을 국내에서 수급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로템으로 대표되는 국내 철도 산업의 앞날은 낙관할 수 없다. 중국과 유럽 선진국 때문이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글로벌 국가들은 자국 철도산업 보호를 위해 1국가 1사 체제를 유지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국 철도회사의 해외수출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반해 현대로템은 자사의 힘으로 글로벌 유수 국가들과 경쟁하고 있는 현실.

철도산업 선진국으로 불리는 프랑스, 일본, 중국 등 해외 주요 국가들이 모두 정부차원의 금융지원과 비즈니스 외교를 통해 자국 철도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정부 주도의 전략적인 철도산업 현지화 기준을 마련해 타국이 범접할 수 없도록 자국 철도산업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미국은 철도차량 제작 시 비용 기준 60% 이상의 자국 자재 사용을 의무화했으며 중국은 현지화 70% 및 합작법인을 의무화 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반면 국내에는 이런 규정이 전무한 실정이다. 국내 철도시장은 완전 경쟁시장으로 돌입한지 오래다. 1994년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 가입 이후 정부기관 발주는 모두 국제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되고 있다.

해당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금전적인 부담 때문이다. 수익성을 따지는 정부 및 사회 분위기가 결국 자국의 철도산업을 사양길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 전현직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독점 아닌 독점의 오명을 안고 있는 현대로템은 2014년 철도부문 매출은 1조7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영업손실 422억원을 기록했다. 더욱이 갈수록 영업손실 금액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수주의 어려운 현실 때문으로 해석된다.

장현교 현대로템 창원공장장(전무)는 “현대로템의 기술력과 노하우는 세계 최고로 글로벌 철도 강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며 “하지만 국내 철도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철도산업을 살릴 수 있는 제도적 필요가 우선이다”고 말했다.

경남(창원)=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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