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무역수지 5개월 연속 내리막길반도체·대중수출액 두자릿수 감소세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의 90% 이상을 담당했던 정보통신기술(ICT)마저 수출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ICT 수출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2월 ICT 무역수지는 6년10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대(對)중국 수출 또한 5년 만에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정보통신기술센터에 따르면 올해 2월 ICT 무역수지는 45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81억1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2월 ICT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43억6000만 달러) 이후 8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ICT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출이 크게 떨어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인 반도체는 올해 2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2.8% 급감한 4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역시 23.4%(19억4000만 달러)나 떨어졌다.
반도체 수출이 이처럼 부진한 적은 2013년 2월(39억 달러)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10월(-7.5%) 이후 5개월 연속 마이너스고, 11월(-10%) 이후 연속 두 자릿수 수출 감소를 이어가면서 최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는 메모리 단가 하락과 시스템반도체 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지난해 2월 3.4달러였던 D램 가격은 1년 만에 1.8달러로 주저앉았다.
지역별로 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2월 미국과 베트남에 대한 수출은 늘었지만, 지난해 ICT 전체 수출의 54%를 차지한 대중국(홍콩 포함)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5.6% 감소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액 기준으로 봐도 55억5000만 달러로 2011년 2월(49억3000만 달러) 이후 5년 만에 최저치였다.
ICT는 우리나라를 무역흑자국으로 만든 분야다. 지난해를 제외하고 2000년 이후부터 ICT 무역수지는 전체 무역수지를 앞질러 왔다. ICT를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32억700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지만, 당시 ICT 무역수지는 576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200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ICT 무역수지는 2013년(908억8000만 달러)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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