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공공개혁에 내부혁신 물건너가갈등 불러온 정책강행···고소·고발로 이어져
그러나 이는 겉으로 드러난 성과에 불과하다. 각 공기업 내부를 들여다보면 노사 간, 노노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수년간 유해물질을 바다에 버리는 행태도 쉬쉬하며 감싸여져 있다 최근에 드러나기도 했다. 내부로부터의 혁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난 성과만 서둘러 내려 했던 정부의 무리한 정책추진의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이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기업 수지비율도 0.8%로 마이너스를 마감했다.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발전공기업들의 영업비용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추진해 방만경영 척결에도 주력했다. 현정부는 이전 이명박정부에서 추진한 4대강 사업과 해외자원개발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하지 않으면서 공기업의 부채도 감소하고 있다.
정부는 가시적인 공공개혁 성과를 냈지만, 후유증도 만만찮다. 발전업계 및 각 공기업 등에 따르면 일부 공기업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 이후 내부갈등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다. 발전 5개사의 경우만 하더라도 노사간 고소·고발이 진행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남동·남부발전은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노조측이 사장을 상대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고, 중부발전 또한 도입 과정을 두고 발전노조측이 사측을 상대로 고발을 한 상태다. 동서발전은 노조 설립 무효소송이 진행되는 등 노노갈등을 겪고 있다. 금융노조도 오는 9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금융공공기관 9곳 중 8곳이 이사회 의결로 도입했다. 노사합의 없이 도입된 만큼 지금까지 마찰음이 적잖았다.
이에 정부의 공공개혁이 성과에만 집중돼 일부 목적은 달성했을지라도 내부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근본적인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공공개혁의 목적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밀어붙이기식 정책추진으로 사실상 내부갈등이 커진 기관이 한두 곳이 아니다”며 “겉으로 드러난 성적표는 좋을지 몰라도 평생직장인인 직원들에겐 내부갈등은 큰 불안요인이고, 이는 곧 기관의 중장기적 개혁과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hsc329@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