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년여 만에 40% 급락··· 2012년 초 수준으로내수 부진에 中 제과시장 역성장 겹쳐 사면 불발, 전 임원과의 소송 이미지 추락
지난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오리온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 때 130만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1년여 만에 40% 가량 빠졌고, 실적 부진까지 겹치며 낙폭을 더욱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당장 회복이 어렵다는 데 있다. 시장에서는 오리온의 부진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음식료업종 전반의 실적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특히 그 동안 실적을 견인하던 중국 제과시장마저 역성장하는 등 뚜렷한 반등 모멘텀이 없다는 점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리온은 오전 9시54분 현재 전장 대비 2만7000원(3.45%) 내린 75만6000원에 거래중이다. 전날 하루에만 13% 넘게 폭락한 이후 이틀 연속 약세가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17일에는 장중 한 때 74만90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오리온 주가가 75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2년 2월 이후 4년 6개월만이다. 이 같은 오리온의 부진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한 실적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내수 경기 침체와 더불어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상승이 오리온 뿐 아니라 음식료업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리온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4962억원, 영업이익은 41.2% 축소된 279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중국 제과시장의 성장 둔화는 현재 실적 뿐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남겼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작년에는 내수시장의 어려움을 중국에서의 성장으로 타개했지만 올해는 한층 어려워진 시장 환경과 판촉비 급증으로 부진의 폭이 커졌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 정우창 연구원은 “기대치를 하회한 2분기 영업이익은 주로 중국 및 내수 제과 부문 부진에 기인한다”며 “어려운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신제품 매출 신장을 위해서는 하반기에도 마케팅 비용 지출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만큼 하반기에도 중국 제과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유사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너 리스크도 부담이다. 당초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유력한 사면 대상 후보로 거론된 담철곤 회장이 막판 구설수 등으로 제외하면서 경영 전략에 다소 차질이 생긴 것이다.
담 회장은 지난 2013년 횡령 등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현재 집행유예 기간의 절반을 지난 만큼 특사 요건을 갖췄지만 최근 오리온 전직 고위 임원들이 담 회장의 특별사면을 반대하는 진정서를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아 최종 낙마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대다수의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제과시장의 성장성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비용 증가가 또 다시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신영증권 김윤오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 법인의 저성장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비용 증가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부 마케팅 효과가 기대되지만 증가된 비용 구조가 유지될 확률이 높다고 판단해 중국 제과 사업에 대한 이익 전망치를 종전보다 낮게 추정한다”고 강조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송치호 연구원 역시 “하반기 중국시장 광고판촉비 비용관련 불확실성에 국내 제과부문 또한 하반기 신제품 출시 예정에 따라 광고판촉비 비용 상승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며 “최근 주가 조정 및 낮아진 밸류에이션에도 중국시장 성장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매력도 하락 등을 감안해 보수적 접근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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