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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과점주주’ 운영 잘될까?

우리은행 ‘과점주주’ 운영 잘될까?

등록 2016.11.15 08:42

수정 2016.11.15 10:15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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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집단지성 맹신, 장밋빛 전망모회사 이익 대변 사외이사간 충돌 우려줄대기 등 은행 내부 부정문화 확산도 난제

/사진=뉴스웨이 DB/사진=뉴스웨이 DB

우리은행이 16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이제 금융권의 관심은 우리은행의 과점주주 체제로 쏠리고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우리나라 속담과 같이 우리은행이라는 배에 다수의 사공이 존재하게 된 상황에서 이들이 단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달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IMM PE 등 5개사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들은 내년 신임 행장 선출을 시작으로 우리은행 경영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과점주주 체제가 “집단지성을 통한 합리적 지배구조”로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새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다양한 성격의 과점주주들이 기업가치 제고라는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집단지성과 경험을 통해 “합리적인 경영”을 추구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번 과점주주들이 ‘금융전업가’와 ‘사모펀드’ 중심으로 구성되어 ‘금융 시너지 창출’은 물론 ‘견제와 균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의 시각은 당국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과점주주 체제가 우리은행의 장기적 안정을 가져올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먼저 지적되고 있는 우려는 과점주주들이 단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의 문제다. 또 금융권에서는 단일 된 결정을 도출하기까지 지난한 협의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경쟁력 향상을 위해 보험·증권 자회사 확보를 통한 금융지주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보험사인 동양·한화생명은 우리은행의 보험사 인수에, 키움·한국투자증권은 우리은행의 증권사 인수에 서로 반대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우리은행과 시너지 창출을 원하는 과점주주들로서는 우리은행의 보험, 증권사 인수가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과점주주들의 의사결정을 단일화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각 사외이사들이 모회사의 이익 실현만을 대변할 경우 의사결정이 정체되어 우리은행의 시장 움직임이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외이사들이 모회사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경우 우리은행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과점주주들의 의견 갈등이 은행장 선임 등 인사문제를 두고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각 과점주주별로 모회사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은행장 선임을 원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사문제가 악화될 경우 성과와 능력중심의 우리은행 조직문화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지난 14일 이광구 은행장은 사내방송을 통해 "인사와 관련해서는 그 어떤 외부 청탁도 더 이상 우리은행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철저하게 성과와 업무능력을 바탕으로 인사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고 나섰다.

아울러 과점주주 체제에 문제가 들어날 경우 정부가 다시 우리은행 경영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과점주주 체제가 보편화된 방법이 아닌 만큼 경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예보가 보유한 21%의 지분을 명분으로 정부가 경영에 다시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우리은행 과점주주 체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우리은행의 남은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정부는 경영 불개입 원칙과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논리를 두고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결국 다시 개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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