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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우오현, 양계업 동료에서 해운업 라이벌로

김홍국-우오현, 양계업 동료에서 해운업 라이벌로

등록 2016.11.24 13:40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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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광주에서 한 동안 양계사업 동업자로 SM그룹, 2013년 대한해운 인수로 해운업 진출하림은 2015년, 팬오션 인수로 포트폴리오 강화70년대 동업자 관계서 40여년 만에 경쟁관계로

왼쪽부터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왼쪽부터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

1970년대 양계업 동료로 우정을 나눴던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40여년이 지나 해운업계 라이벌로 마주했다. 나란히 벌크선사 1위, 2위로 꼽히는 팬오션과 대한해운을 인수한 두 회장은 양계업 시절부터 이어온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해운업 성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우오현 회장과 김홍국 회장의 인연은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우 회장은 양계업에 뛰어들었고 1978년까지 운영했다. 당시 동료였던 김홍국 회장은 지금까지도 가깝게 지내는 인물이다.

1988년 전남 광주에서 설립된 소규모 건설사 삼라건설을 세운 우 회장은 이후 M&A를 통해 기업 규모를 불려왔다. 또한 대외 활동보다는 경영 일선에서 기업 운영을 진두지휘 했다. 때문에 우 회장과 친분이 있는 재계 인사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재계에선 우 회장과 김 회장의 친분이 서로의 경영 스타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분석했다. 양사는 M&A를 통해 기업 규모를 키워왔기 때문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M&A 기업을 선정하는 기준이다.

하림그룹의 경우 곡물·축산·식품 등 특정사업군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이는 양계업에 집중해 그룹을 성장시킨 김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해 인수한 팬오션의 경우도 해운업이라는 점에서 이질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사료 운송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다. 지난 4월 매입한 서울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파이시티)의 경우도 기존 사업과 연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M그룹의 경우 M&A로 기업 규모를 키웠다는 것은 하림과 같으나 인수하는 기업은 달랐다. 특정사업군을 육성하기 보다는 가치가 있는 회사가 매물로 나오면 그룹에 편입시키는 형태다. 현재 SM그룹은 건설업 외에 금융업에도 발을 담갔다. 제조업의 경우 건전지·알류미늄·골판지·화장품 등을 생산 중이다. 동양생명과학을 통해서는 호텔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렇듯 M&A 기업 선정 스타일이 다른 두 회장은 2013년과 2015년에 각각 대한해운과 팬오션이라는 해운선사를 인수했다. 다른 길을 걸어오던 두 사람 사이에 교차점이 생긴 것이다.

대한해운은 김 회장도 눈여겨 보던 매물이었다. 하지만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대한해운은 우 회장의 품에 안겼다. 대한해운을 인수한 우 회장은 포스코·현대글로비스·한국가스공사·한국전력공사 등과 20년 이상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며 대한해운의 매출을 안정화 시켰다.

이후 우 회장은 매물로 나온 팬오션에도 관심을 보였다. 김홍국 회장에게도 팬오션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홍국 회장은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팬오션 인수에 적극 나섰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당시 김 회장에게 한 언론사가 ‘어떻게 팬오션 인수를 생각했으냐’고 물으니 김 회장이 사실은 우 회장의 소개가 있었다고 답했다”라며 “우 회장이 먼저 해운업을 해보니 할 만한 사업이라고 해서 소개를 했던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대한해운은 팬오션 본입찰에서 매각가가 높다는 이유로 불참했고 하림그룹이 팬오션을 인수하게 됐다. 우 회장에 이어 김 회장도 해운업에 발을 들인 것이다.

팬오션 인수 실패는 우 회장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다. 하지만 김 회장이 인수했기 때문에 서운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해 두 사람의 친분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과 우 회장의 친분은 팬오션 인수전 때부터 업계에 유명하다”라며 “두 사람이 싸울 사이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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