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임한 산은과 대우건설 두 수장모두 친박계열 인사로 알려져···쌍두마차새 정부 들어서 공공기관장인 李 회장 궁지임기채우기 회의적···민간기업 朴 임기유지
28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금융위원회 산하 국책은행으로 산은을 이끄는 이동걸 회장은 지난 2016년 2월 취임해 임기가 아직 절반 이상 남아 있다. 그러나 그가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그가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로 알려져 있어서다.
대구 출신인 이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 출신으로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과 특임 석좌교수를 지낸 바 있다. 18대 대선을 앞두고 금융인들의 박 전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을 주도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추천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그러나 임종룡 위원장은 사표를 제출한지 오래고, 대통령도 탄핵 당한 상황. 그의 방패막이가 되어줄 실세들이 이제 남아있지 않다. 감사원이 산은 감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얘기부터 문재인 정부 실세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갖가지 설(說)들이 나오고 있다. 모두 이동걸 회장의 자진 사퇴나 교체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야기들이다. 정권 교체기 5년마다 반복되는 공공기관장 잔혹사에 이 회장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박창민 사장은 상대적으로 외풍에 흔들릴 가능성이 적다. 자진사퇴가 아니라면 당분간 수장자리를 지키면서 자신의 임기를 유지할 여지가 더 크다는 의미다. 산은과 달리 박 사장이 이끄는 대우건설은 민간기업으로 경영이나 실적 등에서 큰 실책을 범하거나 과오가 없다면 이사회 등에서 그를 퇴진시킬 근거가 많지 않다. 게다가 정부나 실세 차원에서 공식이나 비공식적으로 압박을 가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면 민간기업 경영 등에 대한 관치나 월권에 해당돼 엄청난 논란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 막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여론이나 국민들에게 역풍을 맞을 만한 행보를 대놓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해 8월 취임 전후에도 그는 노동조합 등으로 정치권 낙하산 논란을 빚었지만 자진 후보 사퇴는 커녕 특유의 뚝심으로 결국 대우건설 수장자리에 올랐다. 그의 자진사퇴 가능성이 크게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단 변수가 남아있다. 최근 박창민 사장의 최순실 게이트 낙하산 논란이 그것이다.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이 지난해 7월 1일 최순실 씨에게 박 사장을 대우건설 사장으로 추천했다는 이야기인데 사실로 밝혀진다면 그가 수장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친박계열 인사로 알려진 이동걸 회장과 박창민 사장을 비교해보면 공공금융기관장인 이 회장이 아무래도 정권의 압력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박 사장도 직간접적인 사퇴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교체나 퇴진한다면 아마도 이동걸 회장이 먼저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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