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3℃

  • 인천 2℃

  • 백령 5℃

  • 춘천 -2℃

  • 강릉 3℃

  • 청주 -1℃

  • 수원 1℃

  • 안동 -3℃

  • 울릉도 8℃

  • 독도 8℃

  • 대전 -1℃

  • 전주 1℃

  • 광주 1℃

  • 목포 5℃

  • 여수 7℃

  • 대구 2℃

  • 울산 7℃

  • 창원 5℃

  • 부산 7℃

  • 제주 6℃

보편 요금제 두고 시민단체-이통사 이견 재확인

보편 요금제 두고 시민단체-이통사 이견 재확인

등록 2017.07.21 21:13

김승민

  기자

공유

정부, 보편 요금제 골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공개시민단체 “보편 요금제 필요, 가계통신비 낮출 수 있어야”이통업계 “지나친 시장 개입, 인위적 가격 조정”정부 “요금제 별 이용자 차별 심각, 도입 필요”

사진=김승민 기자사진=김승민 기자

정부가 보편 요금제 도입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초안을 발표했다. 시민단체들은 보편 요금제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보다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향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통신업계는 지나친 시장 개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요와 공급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는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부는 고가와 저가 요금제 가입자간 데이터 제공량 등에서 지나치게 차별받고 있다며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1일 서울시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통신비 인하 방안으로 보편 요금제 도입, 새로운 통신사업자 진입규제 개선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미래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관계자를 포함해 이동통신 3사 임원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녹색소비자연대, 서울YMCA, 학계 전문가 등 총 12명이 참석했다.

이날 공개된 전기통신사업법 초안에는 보편 요금제 출시가 명시됐다. 보편 요금제는 적정 요금으로 기본 수준의 음성과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 출시를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보편 요금제 출시 대상 사업자다. 대신 기존 요금 인가제는 폐지된다.

보편 요금제와 관련 시민단체들은 보다 적극적인 통신비 인하를 위한 정책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이해관계자와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보편 요금제의 기준을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비췄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정책국장은 “개정안을 보면 정부가 보편 요금제 기준을 고시할 때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협의체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있지만 결국 기준 심사 자체는 정부가 마음대로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의체가 유명무실하지 않으려면 위원회 수준으로 꾸려지고 정부가 마련한 기준을 의원회가 검증, 의결하는 방식으로 법안이 개정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시장이 비정상적 시장이라며 정부가 보편 요금제를 통해서라도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석현 서울YMCA 팀장은 “보편 요금제를 두고 정부가 너무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은데 시장 상황 자체가 비정상이라면 무슨 수라도 써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개정안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또 “제4 이통사가 우선 시장에 진입해 (기존 사업자들과의) 경쟁 구도가 세워진 후 보편 요금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제4 이통사도 경쟁할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편 요금제의 음성통화, 데이터 제공량을 소비자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공진기 참여연대 실행위원은 “국정위가 제시한 기본 제공 데이터량 1GB는 부족하다. 소비자들이 카카오톡 등 필수적으로 쓰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1.8GB가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편 요금제가 나와도 이통사들이 세밀한 조건을 달아 소비자들이 실제 가입하기 어렵게 할 수 있다”며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지적했다.

반면 이동통신사들은 보편 요금제 출시를 법에 명문화 하는 것은 지나친 시장 개입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충성 KT 상무는 “보편 요금제는 한마디로 말하면 (정부가)직접적으로 특정 요금제 출시를 강요하는 것이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을 통해 결정된다는 시장경제의 기본 전제를 해치는 것”이라며 “각종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서라면 보편 요금제 출시 등 통신사에 대한 직접적인 부담 강화 보단 단말기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시킨다는 보편 요금제 도입 취지는 이해하지만 통신비 문제에 대한 오해가 있다”며 “예를 들어 6만원의 통신비가 청구되면 그중 3만3000원만 통신비이고 나머지는 단말기 할부금, 소액 결제, 기타 콘텐츠 비용인데 통신비 부담을 이통사들만 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규태 LG유플러스 상무는 “정부가 요금제 결정에 개입하면 이통사들마다 강점이 있더라도 정부발 요금제에만 의존하며 요금제 구조가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을까 우려마저 있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시장 개입 여지가 있어도 보편 요금제를 도입하는 이유로 이동통신사들이 고가요금제 가입자들만을 대상으로 혜택을 지나치게 강화하는 점을 들었다.

전영수 미래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트래픽 당 평균요금수익이 연평균 30% 하락하는 상황이다. 이동통신사는 이로인한 여력을 고가요금제의 혜택을 높이는 방식을 추구, 가입자 경쟁을 펼치고 있다”면서 “저가요금제 가입자에겐 요금 하락에 따른 여력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가와 고가요금제 가입자 간 데이터 제공량 격차는 해외는 20~30배 수준이지만 국내는 120~140배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도입 필요성을 설명했다.

또 전 과장은 보편요금제를 이해관계자들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도입하겠다고 언급했다.

전 과장은 “(보편 요금제 출시로) 정부의 권한이 강화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우려하는 분들도, 기대하는 분들도 있다”면서 “그런 권한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제도화돼야 한다. 모든 부분에서 공론화를 진행하기 위해 개정안에 세부적인 내용들을 모두 담았다”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