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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혁신’ 강조한 최종구···관치(官治) 오해 사라질까?

‘시스템 혁신’ 강조한 최종구···관치(官治) 오해 사라질까?

등록 2017.07.26 17:31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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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기자간담회서 은행 영업행태 혁신 주문은행들 “대출 중심 ‘전당포형’ 바꿔라” 비판금융권 일각 반발엔 “관치 아니다” 선 그어

최종구 금융위원장 취임 기자간담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최종구 금융위원장 취임 기자간담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내건 ‘생산적 금융’ 실현을 위해 금융 시스템의 전반적 혁신을 강조했다. 특히 가계대출 중심의 은행 영업 행태를 제대로 고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러나 은행권을 중심으로 일각에서 관치금융의 부활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26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 정책에 대한 추진 배경과 향후 실행 계획을 공개했다. 최 위원장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지난 19일 취임 이후 일주일 만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의 서두에서부터 ‘생산적 금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금융 시장의 위험 요소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 금융 시장 안팎의 영세·취약 계층과 소비자 보호에 진력하는 것이 금융위의 임무”라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그는 예전 재무부 사무관 시절의 이야기를 꺼냈다. 최 위원장은 “과거 시중은행들의 영업 형태는 각자 달랐다”면서 “특히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주된 영업수단으로 삼던 은행은 국민은행 뿐이었는데 지금은 모든 은행이 국민은행처럼 영업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데이터를 직접 언급하며 “1999년만 하더라도 한빛은행(현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은 전체 여신의 70% 이상을 기업에게 빌려줬지만 지금은 이들 은행 모두 가계자금 대출의 비중이 절반을 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금융기관 스스로 위험에 대한 선별 기능을 키우기보다 가계대출 위주의 익숙한 분야로 ‘쉬운 영업’에 안주하는 경향이 심화됐고 대출로 인한 리스크를 차주와 정책금융기관에 전가한 측면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물론 이 문제가 비단 우리나라 은행의 잘못만은 아니고 경제 환경에 따른 변화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가계대출 중심의 은행 영업 행태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영향을 줬다고는 보기 어렵다”면서 “이른바 ‘전당포식 은행 영업 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의 이날 간담회 발언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자면 현재의 은행 영업 행태를 그대로 둘 경우 은행 스스로는 물론 은행을 이용하는 소비자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감독당국이 직접 나서서 정상화에 도움을 주겠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 은행권 일부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감독당국으로서 은행의 건전성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두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민간 금융기관의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관치금융의 부활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은행권의 지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 위원장의 분석처럼 시중은행 여신 규모의 무게중심이 기업대출에서 가계대출로 옮겨간 것은 과거 은행의 고객이었던 대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가 바뀌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은행에 회초리를 대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관치금융의 부활과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최 위원장은 “은행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위험가중치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검토할텐데 이것을 새로운 관치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BIS 비율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위험가중치는 나라마다 다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25%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15% 수준이다.

가계대출 위험가중치를 높이게 되면 가계대출 비중이 많아질수록 은행 건전성에 타격이 갈 수 있기에 자연스럽게 가계대출의 비중이 줄어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론적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건전성을 높이고 동시에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가계 빚 폭증을 막는 셈이 된다.

최 위원장은 “금융 시스템이나 은행의 영업 행태를 시장주의자들의 의견에 따라 운영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면서 “현재의 금융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은행 영업을 시장에만 맡기면 은행의 영업이 더 어려워지며 결국 이는 과도한 부채 양산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더욱 건전한 환경에서 경영에 나설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일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대부업체 등 민간이 보유한 장기소액 연체채권이 거듭 유통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최대한 이를 많이 매입할 것이며 1~2주 안에 장기소액 연체채권 매입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부채가 늘수록 소비에 발목을 잡고 성장의 제한요소가 되며 한계·취약차주 양산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만큼 부채 증가의 원인이 되는 것들을 종합적으로 찾아서 8월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원인별 대안을 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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