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금융감독원장으로 확정된 최흥식 내정자에 대한 금감원 안팎의 평가다. 오랜 기간 주목해온 금감원장 인사가 마침내 확정됐지만 뒷맛은 영 개운치 않다. 금융위원회의 발표가 나오기도 전에 금감원 노조는 ‘최흥식 내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논평을 통해 다시 한번 우려를 표시했다.
최 내정자를 둘러싼 논란은 과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과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낸 그의 경력에서 비롯됐다. 그를 하나금융그룹으로 이끈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의 인연이 도마에 오르면서 과연 금감원이 금융감독기구로서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자리잡은 것이다.
더욱이 최 내정자는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던 시기에 지주 사장으로 재직한 만큼 해당 문제를 사심없이 청산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취임을 앞둔 최 내정자는 앞으로 금감원장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원하든 원치 않든 정체성을 묻는 외부의 질문에 끊임없이 부닥칠 전망이다.
그렇다면 최 내정자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감독기관 수장으로서 중립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사적인 연결고리를 끊어 금감원 안팎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단적으로 그가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 하나금융 지분 2002주 등 상장·비상장 기업 주식의 처분 여부도 신중히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올해 금감원은 어느 때보다도 강한 사회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금융감독 집행기관으로서 독립성을 갖춰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해달라는 것. 정부가 그간 관료 출신이 장악해오던 금감원장에 처음으로 민간 출신 인사를 기용한 것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대적인 변혁기를 맞은 금감원이 새로운 수장과 함께 보다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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