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제빵사 불법파견 의혹뚜레주르, 가맹점에 할인행사 압박전방위 갑질에···두 회사 ‘억울하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제빵사들에 대한 불법파견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시작은 정의당 이정미 의원(비례대표)이 파리바게뜨가 청년들에게 열정페이를 강요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부터다. 이 의원은 지난 6월 “파리바게뜨가 인력공급업체를 통해 파견대상 업무가 아닌 제빵 제조기사 4500여 명을 전국 가맹점에 불법 파견하고 청년들의 열정 페이를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파리바게뜨가 매일 1시간~4시간 연장근로를 전산 조작해 1시간만 인정 하는 무차별한 시간꺾기 등 조직적으로 광범위한 노동관계법 위법행위를 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측은 “가맹점주가 인력공급업체로부터 제빵 기사를 파견받는 형식의 변칙적 운영을 하고 있는데, 본사에서 이들 기사에게 직접적 업무 지시를 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제빵 기사에게 본사가 업무지시를 한 점을 확인했다. 현재는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서 막바지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이다.
◇모든 책임은 가맹점주에 있다? = 일단 파리바게뜨는 제빵 기사들의 경우 가맹점주들이 고용하기 때문에 파리바게트가 직접 대상자가 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임금 꺽기등 일련의 이슈는 본사의 문제가 아닌 가맹점주와 제빵 기사간의 문제라는 얘기다. 제빵 기사의 실제 사용사업주가 가맹점주라는 점을 짚은 것이다. 파리바게뜨의 말대로라면 임금꺽기와 불법파견 등은 가맹점주들의 책임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제빵기사를 파리바게뜨가 직접 고용, 알선해준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맹점이 오픈할 때 점주와 인력공급 등과 관련해 계약을 맺는다고 설명했다. 점주가 원할 때 협력업체(인력파견업체)를 소개시켜주는 등 연결 통로역할만 했다고 주장했다. 점주가 가맹점을 낼때 다른 부분에 신경을 쓰다보니 인력공급을 본사에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파리바게뜨의 해명이다.
다만 본사에서 업무지시를 한 점은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독려차원이었다고 강조했다. 불법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제빵기사의 업무가 불성실했을때 현장에서 제빵기사를 앞에 두고 파견한 업체에 전화로 따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파리바게뜨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업체 대부분이 이같은 인력 구조시스템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예컨대 본사에서 가맹점에 제품 100개를 만들 수 있는 원재료를 공급했을때 실력이 부족하거나 불성실한 제빵기사가 100개는 커녕 50개도 못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본사에서는 가맹점들이 실패하지 않도록 조금 더 잘만들어달라고 해두는 식으로 이해하면 쉽다”고 말했다.
이어 “100개를 판매해야하는데 못 만들면 점주는 본사에 원재료를 추가 구입하게 되고 본사입장에서는 간섭하지 않으면 오히려 수입이 늘어나지 않겠느냐”며 “간섭하는 이유는 본사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맹점을 위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점주와 상의없이 할인행사 못해 = 이와 함께 CJ푸드빌에서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밀어넣기 갑질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뚜레쥬르가 한 지역 가맹점주가 본사에서 제품 밀어넣기 및 빈번한 할인행사 압박을 주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설상가상으로 뚜레쥬르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본사갑질과 관련해 조사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 7월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 됐던 공정위 조사는 본사의 가맹거래 자료 확보 및 불공정행위여부 확인에 방점이 찍혀있다. 뚜레쥬르는 자사의 공정위 조사는 실시되지 않았고 더욱이 밀어넣기 논란과는 상관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뚜레쥬르도 파리바게뜨와 마찬가지로 이번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사실관계가 어느 한 부분도 확인이 안됐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가맹점주는 뚜레쥬르가 진행하는 행사의 경우 할인 금액의 일부라던지 사은품 비용 등을 점주가 부담하게끔 했다고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뚜레쥬르와의 관계가 나빠지지 않게 그들의 요구를 들어줘야한다는 내용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뚜레쥬르는 지난해 가맹점주협의회와 상생협약도 맺었으며 할인행사 등 모두 가맹점주의 동의를 구하고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가맹점주들은 억울하거나 비슷한 일이 있으면 본사에 직접 민원을 낸다”면서 “이상하게도 이번 일과 관련해 해당 가맹점주가 나타나지 않았고 자체적으로도 그런 일이 없어서 답답할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가맹점주들도 황당해한다는 얘기를 부연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들은 정부가 바뀌면서 갑질청산 기조가 부쩍 강해지다보니 갑질을 하지 않았는데도 가맹본부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갑질을 한다는 인식이 만연하게 퍼져있다는 입장이다. 명확한 조사를 통해 사실여부를 따져봐야한다는 것. 본사의 갑질보다는 가맹점주의 갑질일 수 있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제빵 프랜차이즈 업계 소식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업계가 마찬가지겠지만 가맹점주가 항상 ‘을’은 아니다”며 “이번 이슈에 있어 왜 가맹점주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은지도 생각해봐야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름이 알려진 주요 기업들은 언론등에 감시받는 입장이다보니 더욱 몸을 사리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한다”며 “새정부 들어 갑질 논란이 더욱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보다 명확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파악해야 억울한 기업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최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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